美 불안하던 금융기업, 일단 '어닝 랠리'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09.10.16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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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개선 불구 불안 요소 여전"

금융위기를 촉발했고 위기 과정에서도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했던 미국의 금융 대기업들이 3분기 들어 일단 실적상으로는 개선 징후를 보였다.

14일부터 시작된 주요 기업들의 분기 실적 발표는 하나같이 시장 전망을 뛰어넘었다. 어닝 랠리의 문을 연 미국 2위 은행 JP모간체이스는 예상을 크게 웃도는 3분기 실적을 기록했으며 뒤이어 골드만삭스도 '깜짝 실적'을, 씨티그룹은 우려를 덜어낸 실적을 발표했다.



JP모간은 지난 3분기 35억9000만달러(주당 82센트)의 순익을 기록, 주당 51센트에 그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을 뛰어넘었다. 투자은행 영업의 개선이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특히 채권시장에서 사상 최대인 50억 달러의 수입을 올려 '녹슬지 않은' 저력을 과시했다.

골드만삭스는 JP모간의 바통을 이어 받아 15일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31억9000만 달러(주당 5.25달러)의 순익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8억4500만 달러(주당 1.81달러) 순익을 크게 넘어섰다. 또 전문가들의 주당 4.18달러 순익 전망보다 웃돌았다.



아울러 3분기 매출도 124억 달러를 기록, 시장 전망치 109억8000만 달러를 상회하며 호전을 뒷받침하는 실적을 냈다. 골드만삭스의 이같은 성과는 역시 투자은행 부문의 실적 개선과 거래중개 영업 부문의 향상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가장 큰 우려를 낳았던 씨티그룹마저 시장 예상을 뒤엎고 이익을 내면서 금융기업들의 '어닝 랠리'를 지지했다. 씨티그룹은 지난 3분기 예금 및 대출 증가 등을 통해 1억1000만 달러의 순익을 거뒀다. 같은 기간 매출도 203억9000만 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자본확충을 위해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 주당 실적은 27센트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이마저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이나 시장 전망치보다 양호한 수준. 따라서 씨티그룹은 결과적으로 금융주 '어닝 랠리' 흐름을 깨지 않게 됐다.


이같은 금융 대기업들의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은 여전하다. 축배를 들기에는 이르다는 신중론이 적지 않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들 기업들의 어닝 랠리는 감원과 비용절감 효과가 나타난 측면이 크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일시적인 호전일 뿐 확실한 회복이나 지속적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 특히 소비와 직결되는 매출이 뚜렷하게 확대되지 않는 한 실적은 다시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JP모간의 경우 투자은행 부문에서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지만 전통적 수익원이던 신용카드 부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며 지난 분기 7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신용카드 사업도 개인소비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근본적' 실적 향상을 이루려면 이 부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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