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다우의 잃어버린 10년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9.10.1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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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 보고 간다

"잃어버린 10년"(Lost decade)

전문가들은 다우지수가 1년만에 1만선을 돌파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처음 다우 1만선을 넘어선 지 10년 만에 1만선을 회복한 것이다. 화엄경의 화두 '가도 가도 제자리'가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다우지수는 1999년 3월 사상 처음으로 1만선을 돌파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2009년 10월 14일 또 다시 1만선을 그것도 겨우 뚫고 올라섰다.



강산도 변할 10년이란 긴 세월 동안 다우지수는 제자리 걸음을 걸은 셈이다. 강산은 변했지만 주가 지수는 그대로라는 한탄이 나올 만하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식은 해봤자 손해 아니면 본전 이라는 얘기가 그냥 나온 것은 아닌 듯 하다. 그러나 증시는 원래 부침이 심한 곳이다.



등락을 반복하다가 어떨 때는 지금처럼 골이 깊을 때도 있고 어떨 때는 언덕이 높을 때도 있다.

지수는 항상 그냥 가는 것이 아니다. 다만 저점을 계속 높이면서 올라선다. 1999년 로버트 이보트슨이 외친 2024년 다우지수 10만선이 그다지 생소하지 않은 것은 이미 우리가 숱한 경험을 해봤기 때문이다.

다우지수가 1만선을 넘었다면 이제 그 다음 단위는 2만이 아닌 바로 10만이다. 10만을 보고 달려간다는 얘기다. 다우지수 10만은 그다지 멀지 않은 미래에 달성할 수 있는 실천적인 내용이기도 하다.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다우지수가 저항선인 1만선을 뚫고 넘어섬에 따라 방향성을 두고 분분한 의견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일부 조정론자들과 경제학자들은 지난 3월 저점 이후 증시가 지나치게 급등한 점과 증시가 실물 경제의 뒷받침을 받지 못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존 실비아 웰스파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와 중소기업들이 회복세를 따라잡지 못할 경우 다우지수는 1만선의 수준에서 답보 상태에 빠지거나 9500선으로 다시 후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비아는 "다우지수가 1만1000선을 향해 가기 위해서는 지수 상승에 걸맞은 경제 회복세가 가시화돼야 한다"면서 "아직까지 위험요소들이 많다"고 밝혔다.

반면 상승론자들은 1만선 돌파를 본격 증시에 뛰어들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아직까지 사상 유례없는 유동성이 시중에 넘치고 있으며, 이들 자금은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출구전략'이 가시화되면서 이러한 자금이 순식간에 빠져나가면 모를까 유동자금이 시중에 존재하는 한 끊임없이 증시로 유입될 수 있다. 이 자금들은 연말까지는 조정없이 꾸준한 상승세를 유발할 수 있을 정도다.



리치 야마론 아거스리서치 경제조사팀장은 "더 이상 아마겟돈은 없으며, 증시 역시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다우지수가 단기간에 1만선까지 급등하며 거품과 유사한 분위기가 형성됐다"면서 "아직 완전히 숲을 빠져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시는 두가지 파로 완전히 나뉜 듯하다. 다우 1만선을 거품 신호로 증시에 들어가지 않고 떨어지면 매수하겠다는 파와 앞으로 더 오를 것이기 때문에 더 간다라고 주장하는 파다. 어느쪽의 말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이 시점에서 또 다시 나오는 중요한 대목은 실적이다. 실적이 중요한 이유는 강세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고 기세등등한 곰을 한순간에 순한 양으로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이날에는 JP모간체이스의 바통을 이어 받아 골드만삭스, 씨티그룹이 실적을 발표한다.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의 실적은 대조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의 3분기 주당순익은 4.18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씨티그룹은 주당 29센트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예상을 어느정도 충족시키느냐에 따라서 이날 증시 향방이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장마감후 IBM, 구글의 실적 발표가 예상돼 있다. IBM과 구글의 실적은 인텔 못지않게 기술주 향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IBM과 구글은 각각 주당 2.38달러, 5.43달러의 양호한 순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발표되는 경제지표는 △ 9월 소비자물가지수 △ 10월 뉴욕주 제조업지수, 필라델피아 연준지수 △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청구자수 등이다.

9월 CPI는 전월대비로 0.2%, 핵심 CPI는 전월대비 0.1%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대비로는 CPI가 1.4% 하락한 반면, 핵심 CPI는 오히려 1.4% 상승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 경제가 이제 디플레이션보다는 인플레이션 쪽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청구자수는 52만명을 기록, 전주 52만1000명에 비해 소폭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업수당을 계속해서 받는 사람들의 수도 600만명을 기록, 전주 604만명에 비해 줄었을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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