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B, 우회상장 성공할까

더벨 전병남 기자 2009.10.1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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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간 이견 등 변수..."연내 우회상장 실패시 IPO"

이 기사는 10월08일(08:5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코리아본뱅크(Korea Bond Bank, 이하 KBB)가 연내 우회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M&A 성사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KBB는 코스닥 상장사를 대상으로 우회상장을 검토 중이다. 합병대상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올해 말까지 인수를 완료한다는 목표다. 별도의 M&A 주관사는 선정하지 않았다. 기관투자가로 참여한 벤처캐피탈과 KBB 내부 조직에서 인수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꾸준히 코스닥 매물을 검토 중이며 적당한 후보가 나타나면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내 우회상장은 성공할까. 관계자들은 "몇 가지 잠재적 변수가 있다"면서 "우회상장이 성사될 가능성은 50% 정도"라고 내다봤다.

가장 큰 변수는 KBB의 지분을 보유한 주주들간 이견이다. 현재 KBB엔 국내외 벤처캐피탈·사모투자회사(PEF) 등 15개의 기관투자가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기관의 보유 지분율이 58.73%에 달한다(2008년 12월 기준). 최대주주인 심영복 대표측 지분율인 26.15%보다 두 배 이상 높다.

문제는 기관투자가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린다는 점이다.


한 기관투자가는 "각 기관이 KBB에 투자한 시점이 다르기 때문에 투자금 회수(Exit)를 놓고 의견이 갈릴 수밖에 없다"며 "일단 심 대표의 우회상장 추진을 반대하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매물에 대한 가치평가(Valuation) 결과가 불만족스러울 경우 일부 기관투자가가 제동을 걸 여지는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관투자가마다 각자 용인하는 적정 단가가 있으며 이를 넘길 경우 우회상장에 반대할 것"이라며 "사실상 가치평가는 기관투자가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회사 관계자도 "우회상장을 위해선 모든 투자자들을 만족시켜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마땅한 인수대상이 없다는 점도 숙제다. KBB는 지속적으로 코스닥 상장사와 협상을 벌여왔지만 M&A엔 실패했다. 지난 9월엔 자동차 내장용 융단 제조업체인 두올산업 인수를 검토했지만 포기했다. 우발채무, 관리종목 지정 등의 잠재적 리스크가 원인이었다.

이후 몇 차례 검토한 회사도 대부분 불만족스러웠다. 관계자는 "인수 업체의 업종이나 자산, KBB와의 합병을 통한 시너지 등도 고려해야 하는 데 만족스러운 매물을 찾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우회상장을 위한 자금 마련도 해결해야 한다. KBB가 우회상장을 추진하기 위해선 코스닥 상장사 인수 자금을 별도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KBB엔 기관투자가로부터 투자 받은 투자금이 남아있지만 우회상장에 사용할 수는 없다. 일부 지분을 보유한 벤처캐피탈을 중심으로 M&A에 필요한 자금을 재무적투자자(FI) 형식으로 지원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우회상장이 난항을 겪어 올해 안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정상적인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KBB는 우리투자증권을 IPO 주관사로 선정한 상태다.

KBB 관계자는 "우회상장 외에 IPO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면서 "단순히 상장하는 게 회사의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상장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시킨다는 장점이 없다면 굳이 우회상장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KBB는 인공관절, 조직이식재, 단백질제제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지난 1997년 설립됐다. 지난 해 172억원의 매출과 15억원 상당의 영업이익, 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자본금은 251억원이다.

최근 미국 인공관절 설계·생산 업체인 엔도텍의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100%를 2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연 매출 1조원 규모의 인공관절 개발사를 인수했다는 소식으로 KBB는 국내 시장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향후 인공관절 분야에서 높은 성장세가 기대되는 업체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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