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과 김정일, 2박3일간 무슨 일이…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09.10.0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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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남북정상회담 취재기 발간

"제가 다녀오면 또 더 많은 사람들이 다녀오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마침내 이 금단의 선도 점차 지워질 것입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2007년 10월2일 남북군사분계선을 넘으며)

노무현과 김정일, 2박3일간 무슨 일이…


2007년 10월2일부터 2박3일 동안 진행된 남북정상회담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청와대 근무자들이 기록한 후일담이 책으로 나왔다.



10·4 남북공동선언 2주년을 맞아 지난 4일 출간된 '2007 남북정상회담 취재기-50년 금단의 선을 걸어서 넘다'(출판사 호미)는 "3, 4차 정상회담을 위해서라도 기록을 남기자"라는 취지에서 공감한 기자 32명과 당시 청와대 근무자 5명 등 총 37명이 공동필자로 참여했다.

37명의 필자가 단일한 관점이 아니라 제각각의 시각을 풀어낸 것도 이 책의 특징이다. 책에는 우여곡절 끝에 7년만에 2번째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기까지의 이면에서부터 평양 체류 기간에 보고 듣고 겪은 일,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북한 사람들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정상회담 안팎의 이야기가 다양한 시선으로 담겼다.



특히 조명균 전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은 이 책에서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 와중인 2007년 8월2일 남측 김만복 전 국정원장과 북측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평양 백화원 초대소에서 극비리에 만나 '8월 하순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합의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최초로 공개했다.

조 전 비서관은 당시 보안을 위해 청와대 직원들에게조차 "과로로 잠깐 입원한다"며 방북 사실을 숨겼다고 회고한다.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은 북한의 수해로 정상회담 시기가 8월말에서 10월초로 연기된 것을 두고 제기됐던 각종 추측과 정상회담 대가설 의혹에 대해 "참여정부가 북측에 이면의 대가를 제공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북측의 의도적인 행사 장소 변경으로 당혹했던 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고 노 전 대통령에게 회담 일정 연장을 제안한 했을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 취재단 인원을 둘러싼 남북 실무자간의 신경전, 취재기자단이 묵은 고려호텔의 이모저모 등 정상회담 주변부의 일과 평양의 속살에 관한 이야기도 엿볼 수 있다.

당초 머리말은 노 전 대통령이 쓰기로 돼 있었으나 지난 5월 서거로 불발됐다. 책의 수익금은 노무현 재단에 기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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