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흑자 '불황형' 수식어 뗐다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09.10.0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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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위기 전 수준' 회복… 수입도 안정세로

'불황형' 무역수지 흑자 기조가 끝나고 정상적인 흑자 기조로 접어들었다.

1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전달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6.6% 감소했으며 수입은 25.1% 줄었다. 무역수지는 53억73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2월 이래 무역수지는 지속적으로 흑자를 보였지만 수출입이 동시에 큰 폭으로 줄어드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불황형' 무역흑자로 불렸다. 그러나 9월 들어 수출이 사실상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으며 자본재와 소비재를 중심으로 수입도 감소율이 크게 축소됐다. 무역흑자 증가세도 3개월만이다.



이동근 지경부 무역투자실장은 "월별 수출액이 금융위기 직전인 작년 10월 수준을 회복했고 수입도 원유를 제외하면 감소세가 대폭 축소됐다"며 "이제 불황형 무역흑자는 끝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무역흑자 '불황형' 수식어 뗐다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의 수출이 세계 수요 회복에 힘입어 지난해 7월 이래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아울러 섬유와 가전, 컴퓨터, 일반기계 등 다른 품목들의 수출 감소율도 대폭 축소됐다.



지난해 9월 수출이 27.6% 증가했기 때문에 올해 9월 수출 실적이 기저 효과에 따른 착시라고 볼 수도 없다. 일평균 수출액은 14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10월 15억5000만달러 이래 최대치를 나타냈다.

수입은 9월 원유 도입 단가가 배럴당 72.1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6.8% 하락한 이유로 원자재 부문에서 40.6% 감소했다. 반면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은 각각 13.5%, 6.2% 감소하는 데 그쳤다. 특히 국내 관련 제조업의 호황에 힘입어 반도체 제조용 장비(31.4%), 자동차부품(11.0%), 선박용부품(10.0%) 등 자본재 수입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이지만 수출에 대한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수출 경쟁국인 일본의 엔화가 동시에 강세를 보여 해외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때 한국의 수출이 0.3% 감소하지만 엔/달러 환율이 10% 하락한다면 한국의 수출이 2.3% 증가하는 구조다.


이동근 실장은 "우리 기업들이 과거처럼 단순한 가격 경쟁력만 가지고 수출을 하는 구조를 벗어났다"며 "다행히 엔화까지 강세를 보여 우리의 환율 경쟁력도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유가가 현재처럼 배럴당 70달러를 유지한다면 앞으로도 월간 무역수지는 40억달러 내외의 흑자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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