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이 잘 팔린다..경기회복 '청신호'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2009.09.30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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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ㆍ신세계, 추석 상품권 판매액 지난해보다 늘어..기업수요 증가 뚜렷

추석을 앞두고 주요 백화점의 9월 상품권 판매액이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 설 명절 당시보다 기업들의 구매금액 및 구매건수가 늘어나면서 유통가에선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29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155,300원 ▲400 +0.26%)백화점의 이달 들어 28일까지 상품권 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48,100원 ▲1,400 +3.00%)의 지난 13일부터 28일까지 상품권 판매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13.5% 신장했고, 업계1위 롯데백화점은 5%(9월3일∼28일 집계) 늘었다. 올 들어 8월까지 주요 3사의 누적 상품권 판매액이 지난해 동기보다 5% 안팎의 역신장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롯데백화점은 특히 추석용 상품권 패키지 세트로만 379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3000만원 짜리 30세트와 1000만원 짜리 2200세트 등 고액 세트도 여분이 남지 않을 정도였다.

이 같은 상품권의 판매 호조는 기업 수요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신세계의 경우, 올 추석 상품권 판매액의 80% 정도를 기업들이 법인카드로 구매했다. 롯데백화점에서도 고액 패키지는 물론 300만원짜리 패키지에도 기업들의 수요가 몰렸다.



이에 따라 상품권 영업 일선에서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올 초 설 명절보다 기업들의 상품권 구매금액 자체가 커졌고, 상품권을 사는 기업수도 늘었다"며 "이전에는 외면하던 비정규직의 몫까지 챙기는 등 경기회복의 조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 들어 8월까지 6% 역신장했던 상품권 판매가 이번 추석을 계기로 증가세로 돌아섰다"며 "경기회복 분위기가 높아 연말까지는 상품권 판매액이 증가세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백화점에서는 내년 설에는 상품권 패키지 세트 물량을 줄일 계획이다. 단순 상품권이 아닌 상품권 패키지는 할인율이 2~3% 정도로 백화점 입장에서는 이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품권 패키지 세트는 경기침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기획한 것으로 경기가 회복된다면 굳이 대량으로 내놓을 이유가 없다"며 "경기 추이를 지켜보며 내년 설 대목에는 패키지 세트수를 줄이거나 할인율을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300만~3000만원 짜리 상품권 패키지 세트는 고객들이 원하는 대로 1만 원 권부터 50만 원 권으로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는데다, 순금과 무료주차권 등을 고객에게 사은품으로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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