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분기 환율 1150원까지 떨어질 것"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09.09.2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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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銀 보고서...'달러캐리 트레이드' 자금 유입 확산

산업은행이 원/달러 환율이 올 연말 1170원, 내년 1분기에는 1150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산은 경제연구소는 24일 '달러캐리 트레이드의 부상과 달러화 약세'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달러캐리 트레이드가 본격 확대돼 국내 증시로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이 늘어 원/달러 환율의 내림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산은은 미국의 저금리, 풍부한 유동성, 위험회피성향 완화 등으로 달러캐리 트레이드가 더욱 확대될 여건이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또 최근까지 국제금융시장에서 캐리 트레이드의 대세였던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상당부분 청산됐고 그 자리를 달러가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캐리 트레이드란 저금리 통화로 차입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통화 자산에 투자해 차익을 내는 것이다. 그동안 엔화가 가장 선호돼 왔으나 금융위기로 디레버리징(부채축소)과정이 진행된 데다, 최근에는 달러화와 엔화의 리보금리가 역전되면서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촉발됐다.

이달 중순 이후 3개 월물 달러 리보금리는 0.3%이하에서 형성, 사상최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화를 매도하고 고수익 자산을 매입하는 추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이 제로 금리를 선언한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위험자산들이 상승하면서 달러캐리 트레이드가 더욱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달러캐리 트레이드가 활성화하면서 당분간 달러화 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 흑자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외조달 증가, 국내경기의 회복세에 힘입어 원/달러 환율은 추세적 하향 구조에 놓여 있어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자금이 국내로 유입됨에 따라 원/달러 환율의 추가적 하락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박용하 산은경제연구소 팀장은 "우리나라 경기회복 속도나 원화 절상속도가 달러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유인요인이 되고 있다"며 "조만간 우리나라가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재정거래 유인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추세가 원화 값을 끌어올리면서 내년 1분기에는 평균 원/달러 환율이 1150원까지 내려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산은은 내년 하반기 이후 미·일 정책금리 차이가 확대돼 엔 캐리 트레이드 유인이 다시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 일본과 유로지역보다 빠른 속도로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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