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당국개입도 증시·円 눈치본다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이새누리 기자 2009.09.1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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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증시 연동 강화..글로벌 약세.日 불개입론도 영향

원/달러 환율이 속락하며 외환 당국의 개입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일단 외환당국의 공식적인 입장은 시장 동향을 예의 주시하되 쏠림에 대해서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약달러 움직임과 증시 상승,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수 등이 맞물리며 일어나고 있는 만큼 가시적인 개입은 어렵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16일 원/달러 환율은 연저점(1218원)을 깨뜨린데 이어 1210원선까지 위협할 태세다. 또 이달 들어 지난 2일(9.2원 상승)과 14일(3.3원 상승)을 제외하면 연일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외환 당국의 뚜렷한 개입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볼 때 하락이 완연하지만 쏠림은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외환시장에서는 환율 하락이 엔, 유로 등과 맞물린 만큼 당국의 독자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일본에서도 개입 자제론이 나와서 주목을 끌었다. 일본 재무상에 내정된 후지이 히로히사 민주당 최고 고문은 지난 15일 외신(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뷰에서 "수출업체들을 위해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정부는 원칙적으로 (외환시장) 개입을 삼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는 글로벌 외환시장 규모가 워낙 커져 한 나라의 시장 개입만으로는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기획재정부에서도 직접적인 개입 자제론은 아니지만 최근 원화 흐름은 다른 나라 통화와 같다고 밝힌 바 있다. 허경욱 기획재정부 차관은 이에 덧붙여 "최근 달러대비 원화 환율의 강세는 한국의 수출경쟁력을 훼손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환율이 증시와 밀접한 흐름을 보이는 것도 개입 자제론의 근거가 된다. 한 외환 당국자는 “환율이 증시와 역방향으로 움직이는 성향이 뚜렷해졌다”며 “국내를 포함해 글로벌 증시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외환 시장만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이달 들어 12거래일 동안 코스피 지수는 하락일이 5일, 상승일이 7일이었다. 코스피가 상승했는데도 환율이 하락(또는 코스피가 하락했는데도 환율이 상승)하지 않은 날은 이틀(4, 7일)에 불과했다. 또 7일은 코스피 지수가 0.33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쳐 역방향이 깨졌다고 보기도 쉽지 않다는게 중론이다.



한 딜러는 “"주식시장이 약세로 돌아서지 않는 이상 환율의 상승 반전은 힘들어 보인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돼 달러 공급이 원활해지는 것도 하락의 주요 원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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