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답변이 나오겠지만, '인천공항철도'보다 더 쾌적한 수단이 있을까. 우스갯소리 같지만 수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됐음에도 매일 텅 빈 채 혈세를 낭비하며 달리는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승객은 어느 교통수단보다도 쾌적함을 느낄 것이다.
이처럼 '혈세먹는 하마'를 코레일이 인수했다. 가뜩이나 적자에 허덕이는 코레일로선 또다른 빚더미를 떠앉게 된 것이다. 코레일이 ㈜인천공항공사와의 양해각서(MOU)를 통해 지급키로 한 인수자금은 1조2058억원. ㈜인천공항공사 지분의 88.8%에 해당한다. 공사가 인수 주체인만큼 사실상 정부가 '골칫덩이'를 맡게 되는 셈이다.
이 와중에도 정부는 묵묵부답이었다. 여론에 떠밀려 개선책을 강구해 보겠다고 했지만 뾰족한 해법은 없었다. 계약체결 당시(2001년 3월) 책임자였던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와 코레일의 고위 간부들은 서로 '남 탓'하기에만 바빴다.
그러나 코레일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매입대금 조달을 위해 수천억원의 채권을 발행해야 하는 데다 '황금알'로 여겨지던 대규모 개발사업도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한 코레일 관계자는 "영업적자를 절반 이하로 줄여야 하는데 대내외적 상황이 여의치 않아 고민이 적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결국 이번 매입이 '실패한 민자사업'의 첫 사례로 기록되면서 현재 난무하고 있는 전국의 민자사업에 대해 재검토에 들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사업이 기획되고 사업 타당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수요 예측을 부풀리는 악순환을 깨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기회에 제대로 된 책임 규명과 시스템 개선이 없을 경우 이 같은 '비극'은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