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타미플루' 못만드는 진짜 이유

머니투데이 임원식 MTN 기자 2009.09.03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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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신종인플루엔자가 전 세계로 번지면서 '바이오 주권'에 대한 논의가 가열되고 있습니다.

타미플루를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하는 우리 사정상, 신약 개발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지만 국내 제약업체들의 사정은 그렇지 못합니다. 임원식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리포트 >
전세계에 공급하는 타미플루는 연간 4억 팩,
올 상반기 매출액만 약 10조 원.

신종플루가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타미플루의 특허권을 지닌 스위스계 제약업체 로슈사의 매출은 급격히 늘었습니다.



그러나 국내 제약업체들은 타미플루와 같은 신약 연구 개발을 여전히 주저합니다.

[녹취] A 제약업체 관계자

"글로벌 신약 같은 경우 약 3000억 원 이상의 금액이 든다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개발기간만 해도 15년 씩이나 들고요. 비용이나 확률에 대한 리스크 때문에.."


그러나 전문가들은 제약업체의 영리추구와 가족경영 때문에 신약개발이 더딜 수밖에 없다고 지적합니다. 이때문에 글로벌 기업 탄생을 위한 필수요권인 M&A도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굳이 신약을 개발하지 않더라도 드링크류와 같은 일반의약이나 복제약만으로도 손쉽게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겁니다.



[녹취] 화학 연구소 관계자

"적은 투자비로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거 그러다보니 드링크류 하는 거죠...
우리나라 제약회사는 '가업'으로 볼 수 있어요. 집안의 사업이라는.."

무엇보다 제약회사들간 협조가 없는 한 타미플루도, 신약개발도 불가능하다고 조언합니다.



[인터뷰] 신완균 / 서울대 제약학과 교수

"제약회사들도 몇백 개가 난립해서 조그만 영업으로서 그렇게 투자할 게 아니라 한꺼번에 투자하는 컨소시엄을 이뤄서 크게 투자할 때 우리나라 신약개발사업이 발전할 것..."

신종 플루로 인한 사망자는 세 명, 환자는 4000여 명.



국내 제약업체들의 신약개발 의지가 모아지지 않는 한, 국민들의 건강은 계속 외국 업체들의 손에 맡겨져 바이오 주권 확립은 요원해 질 뿐이라는 지적입니다.
머니투데이 방송 임원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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