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총리, 이상희 국방장관 호출·질책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9.08.2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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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국무총리가 지난 27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로 이상희 국방장관을 불러들여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국무총리실 관계자에 따르면 한 총리는 "경제가 어렵지만 내년 국방예산은 일반회계 증가율보다 높게 책정하려 한다"며 "그런데도 장관 서한으로 정부가 마치 안보를 소홀히 하는 것처럼 비쳐지게 한 것은 매우 부적절한 처사였다"고 비판했다.

또 "과거 외환위기 때는 국방예산 증가율이 0.1%에 불과했고 과거 심지어 마이너스였던 적도 있었다"며 "내년 예산안이 아직 확정된 것도 아닌 데다 더욱이 장관이 주장한 내년 국방예산 증가율은 경제위기 상황을 감안할 때 너무 획기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안보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게 대통령의 뜻이며 우리 정부의 의지"라며 "이런 대통령의 의지가 군에도 잘 이해될 수 있도록 설명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이 장관은 "대통령을 잘 보좌하겠다는 취지에서 한 일인데 본의 아니게 누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고 장수만 국방차관도 이날 오후 늦게 한 총리를 찾아와 "잘 해보려고 한 일인데 미숙한 일처리로 대통령과 총리, 국민에 걱정을 끼져 죄송하다"고 사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상희 장관은 청와대 및 기획재정부를 상대로 지난 24일자로 작성한 서한을 통해 "흔히 진보·좌파 정부라 불리는 지난 정부에서도 평균 8.9%의 국방비 증가를 보장한 바 있다"며 국방예산 증가율을 3%대로 제한하려는 데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이는 장 차관이 이 장관을 배제하고 국방부의 바람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의 국방예산안을 청와대에 표출한 데 대한 불만으로도 해석됐다.

이 장관은 이 서한에서 "장 차관이 얼마 전 청와대와 기재부에 국방비를 낮출 수 있다는 보고서를 작성·보고했지만 이는 국방부 내부의 검증 없이 비전문가가 개인적 사견을 밝힌 것"이라고 폄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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