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정평가 "조선사, 유동성 위험 커졌다"

더벨 김동희 기자 2009.08.24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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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줄자 실적악화+차입금 증가 '이중고'···"조달능력 따라 희비 엇갈릴 듯"'

이 기사는 08월24일(18:3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국내 조선사가 유동성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 조선사는 신규 선박 수주가 줄면서 영업실적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 선수금은 줄고 매출채권이 늘면서 외부차입금도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조선사의 경영은 현금 확보능력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차별화가 뚜렷해지고 신용등급이 바뀔 가능성도 높아졌다.

한신정평가 정성훈 연구원은 24일 '2009년 상반기 실적을 바탕으로 한 국내 조선사의 현황 및 전망'보고서에서 "현재 상황에서 조선사는 영업실적 수준보다는 유동성 확보문제가 보다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며 "재무여력에 따라 각 조선사의 차이가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국내 조선사의 경영환경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 재무위험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올 들어 조선사는 신규 수주가 줄면서 영업이익이 급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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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정평가가 국내 대형 6개 조선사인 현대중공업 (198,300원 ▲7,300 +3.82%), 삼성중공업 (10,630원 ▲130 +1.24%), 대우조선해양 (32,750원 ▲1,150 +3.64%), 현대미포조선 (105,900원 ▲2,500 +2.42%), STX조선 (0원 %)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조선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921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1%(2조5312억원)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2분기 9.7%에서 올 2분기 6.7%로 3%포인트 감소했다.



선박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이미 고가로 구입한 후판이 생산에 투입, 원가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선사는 이 같이 영업실적이 저하됐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재무안정성도 악화되고 있다. 이미 지난 5년간 넘쳐났던 유동성 자산(현금성자산)은 급격히 줄어들고 차입금이 급증하고 있다. 조선사가 유동성 위기에 노출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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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6개 조선사의 유동성 자산은 지난 2007년말 10조6595억원에서 지난해 말 8조1448억원으로 줄더니 올 6월말 5조3199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차입금은 2007년말 8225억원에서 지난해 말 9776억원으로 소폭 늘더니 올 상반기에는 5조4674억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신규 선박 수주가 줄면서 선수금은 크게 감소했는데 일시적으로 현금이 필요한 매출채권과 파생금융상품 정산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성훈 연구원은 "선수금은 그 동안 조선사가 유동성을 확보하고 시설투자에 나설 수 있는 근간이었다"며 "올 들어 조선사의 신규선박 수주가 전무하다시피 하면서 선수금이 급감, 필요한 자금을 제대 공급받지 못해 발생하는 유동성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조선사의 차별화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능력에 따라 위기 극복 여부가 판가름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연구원은 "국내 조선사는 다른 나라 조선사 보다 경기침체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양호한 편이지만 안심할 수 없다"며 "특히 중소형 조선사의 경우, 금융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 불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무적인 여력으로 인한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차이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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