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원/달러 환율은 8.5원 내린 1246.9원에 마감됐지만 장중에는 1252.5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30.43포인트 상승하긴 했지만 코스피 지수도 진폭(장중 최고치-최저치)이 32포인트에 달할 정도로 컸다. 요동의 진원지는 상승폭이 0.4 ~ 4%대에 이를 정도로 들쭉날쭉했던 중국 증시(상하이종합지수 기준)였다.
외인 순매수 등을 바탕으로 증시가 상승한 기간으로 환율과 증시의 흐름은 대체로 대칭적으로 움직인다(증시 하락 → 환율 상승, 증시 상승 → 환율 하락)는 평가다. 통상적으로 국내 증시와 글로벌 증시(특히 뉴욕)의 동조화 현상 때문에 국내 시각으로 새벽에 끝나는 전날 뉴욕 증시는 대체로 다음날 국내 외환시장과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뉴욕 증시 상승(하락)시 국내 증시도 상승(하락)하면서 환율이 하락(상승)한다는 것.
17일에는 중국발 태풍이 태평양을 넘어간 경우다. 월요일이었던 이날 외환 시장(원/달러 환율)은 1.1원 상승으로 평온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17.7원 상승으로 장 막판 오름폭이 커졌다. 주말을 사이에 두긴 했지만 14일 뉴욕 증시도 0.82%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예상 외였던 것. 진원지는 역시 5.79% 하락(17일)한 상해종합지수였다. 다우지수도 이날 2% 하락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이번 주부터 중국 증시와 환율 동조화가 심해졌다”며 “중국 증시가 움직이면 글로벌 달러 동향에 즉각 반영되고 원/달러 딜러들도 우르르 따라가는 구조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증시와 유로, 엔 등 주요 통화는 거의 100% 동일하게 움직일 정도로 연관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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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의 회복이 더딤에 따라 부양책 등 다양한 카드를 지닌 중국의 위상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선물 정미영 팀장은 “글로벌경기가 단기 변곡점에 있는 만큼 단서를 줄 수 있을 만한 곳은 중국 정도”라며 “미국 소비가 살아나느냐가 중국과 중국 증시의 영향력을 차단할 수 있는 방어벽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외환시장 영향력이 일정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외환 전문가는 “원자재가와 달러 가치, 증시가 맞물려 돌아가는 글로벌 금융시장 기본 구조에서 중국 경제의 잠재력이 재평가되는 것”이라며 “적어도 하반기에는 중국 변수가 유효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증시의 조정 가능성이 부각될 수록 원/달러 환율도 영향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