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KDI국제정책대학원에 따르면 학생들은 대책회의와 네이버 카페 모임 등을 통해 가칭 'KDI국제정책대학원 MBA,MFDI,MAM 과정폐지 대책회의'를 구성, 1200명의 졸업생 및 외국인학생들과 연대하며 조직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번 폐지결정은 교수들의 골프·무단결근 등 부적절한 행태가 여론의 질타를 받은 뒤 나온 결정이어서 학생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정 전 원장만이 '1개월 감봉'을 받고 나머지 교수들은 경징계로 끝나 국회 정무위원회 등으로부터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비판의 시선은 폐지결정을 내린 경제사회연구회·총리실 뿐 아니라 모 기관인 KDI와 대학원으로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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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대학원 교수들의 '정치성' 때문에 학생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현 정부의 경제권력을 견제하겠다며 지난달 창립된 '경제개혁연구소'에는 KDI국제정책대학원의 김우찬 , 유종일 교수가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 등 현 정부에 비판적 목소리를 높여온 사립학교 교수들과 함께 참여하고 있다.
또 KDI가 딜로이트 컨설팅을 통해 용역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학생들의 인터뷰를 편집해 활용한 점도 입방아를 찧고 있다. KDI에는 약 30%가량의 외국인 학생들이 재학 중이며, 일부 교수들과 외국인학생은 인터뷰가 조작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올해 주간 MBA과정에 입학한 한 키르기스탄 학생은 "향후 네트워크를 중요시하는 만큼 KDI MBA과정의 존속여부는 중요하다"며 "해외에서도 잘 알려진 KDI MBA가 폐지된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3년전 KDI에 입학한 한 외국 공무원 출신 학생은 "한국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은 건 행운이었고 두 나라 정부관계에서도 큰 이익이었지만, 이번 결정에 실망스럽다"며 "이런 일이 다른 나라, 다른 학교에서도 생길 수 있을지 학생입장에서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많은 개도국 공무원들이 한국을 배우기 위해 KDI를 찾고 있는데, 하루 아침에 문을 닫는 건 '국가적 망신'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재학생은 탄원문을 통해 "일부 교수들의 문제로 1400명이 넘는 동문들이 피해를 입게 된 것 같다"며 "MBA교수들의 윤리적 문제 때문이면 적법한 징계를 내리고, 비대해진 MBA규모가 문제라면 축소·통합하며, 학비가 문제면 학비를 올리는 방식으로 해결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1998년 개원한 KDI국제정책대학원은 100%영어강의로 주간 정책학과 MBA 과정을 개설했다. 100%영어강의를 도입해 '한국형 MBA'의 원조로 불리기도 한다. 2002년에는 야간 MBA 과정, 2006년 이후에는 투자경영학과 자산운용경영학이 개설됐다.
지난 2007년과 2008년에는 사회과학연구네트워크(SSRN)가 발표한 국내 경영대학원 랭킹 1위를 차지한 바 있으며, 특히 7-8년차 정도의 해외 공무원 및 다국적기업, 언론,NGO, 고위 공무원 등 다양한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올 상반기 입학생 260명 중 72명이 동유럽, 프랑스,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중국, 남미, 스페인, 독일 등 전 세계 37개국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