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현대카드가 일간지를 통해 내보낸 광고의 한 대목이다. 삼성카드는 이 같은 '도발적' 광고에 엄중 항의했고, 현대카드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광고를 내렸다. 당시 삼성카드 한 간부는 "현대카드를 라이벌로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면서 "벤치마킹 하는 건 좋지만 라이벌이 되고 싶다면 좀 더 성장해야 할 것"이라고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5년이 흘렀다. 그리고 현대카드가 삼성카드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현대카드는 지난 2분기 12조5600억원의 취급액을 기록해, 12조4893억원을 올린 삼성카드를 간발의 차로 제쳤다. 취급액은 개인과 법인의 신용판매, 카드론, 현금서비스를 모두 합친 금액이다.
당시 현대카드의 도발은 회사성장의 동기부여를 제시하기 위한 경영전략의 일환이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후발 업체가 빠른 성장을 위해 내부적으로 특정 기업을 라이벌로 설정하는 일은 흔하지만 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진 쉽지 않다"며 "현대카드의 이 같은 전략은 직원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됐고 결국 5년만에 추월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 전체 취급액 대비 신판 비중
비록 속도는 더뎠지만, 취급액 증가와 건전성 강화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었다. 현대카드의 연체율은 지난 6월말 현재 업계 평균(3.10%)보다 훨씬 낮은 0.56%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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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카드업계 리스크관리팀 관계자는 "만약 현대카드가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대출 자산 비중을 늘려 추월했다면 그 의미가 크지 않았을 것"이라며 "더 보수적으로 영업하고도 추월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