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가격 급등..TV 모니터 등 세트업체 마진 압박?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2009.07.09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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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상승률 최대 40%대..LCD 업체 이익 급증, 세트업체 이익률 떨어질 듯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LCD업계와 TV 등 세트업체들 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LCD 업체들은 2분기 흑자 전환에 이어 3분기부터 대폭적인 실적 호전 기대감이 나오는 반면 상반기 폭발적인 이익을 낸 TV 등 세트 업체들은 원가 상승으로 인해 이익률 하락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LCD 가격 누적 상승률 최대 40%대=8일 관련업계와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LCD 가격이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LCD 업체들의 수익성이 크게 호전되고 있다.



7월 모니터 패널 가격은 지난달에 비해 대부분 7~8% 상승했고, 노트북 패널 가격도 비슷한 폭으로 올랐다. TV 패널 가격도 4~8% 상승했다. LCD 가격은 지난 1분기 중반 이후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 지난 2월 이후 누적 상승률이 10~40%대에 이른다.

TV 패널의 경우 32인치(81.28㎝)(WXGA) 제품이 지난 2월 165달러에서 210달러로 27% 상승했고, 모니터 패널은 18.5인치(46.99㎝)(HD) 제품이 55달러에서 79달러로 44%, 노트북용 15.4인치(39.12㎝)(WXGA) 패널은 47달러에서 58달러로 23% 올랐다.



실제 업체들의 공급 가격 인상폭은 조사기관의 수치 보다 더 크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7월 인상폭이 실제로는 주요 제품들을 기준으로 15%에 육박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LCD 가격이 이처럼 급등한 것은 공급 부족현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TV 등 LCD 패널이 들어가는 세트 제품의 수요가 예상보다 많았던 데다 대만 LCD 업체들을 중심으로 낮췄던 가동률을 다시 올리는 과정에서 유리 기판 등 핵심 부품 수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LCD업체 이익 급증, 세트업체는 마진 감소=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 LCD 부문과 LG디스플레이 (11,500원 ▲410 +3.70%) 등 주요 LCD 업체들의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지난 2분기 중반 이후에도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 3분기에는 대규모 영업이익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성인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요 업체들의 경우 7월 중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이 IT용이 20%, TV용도 15%선이 될 것"이라며 "3분기부터 LCD 업체들이 이익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LCD 가격이 급등하면서 TV, 모니터, 노트북 등 세트 제품을 생산하는 삼성전자 TV 부문이나 LG전자 (110,100원 ▲600 +0.55%) 등은 이익률 하락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LCD 가격이 급등했지만 세트 제품 가격은 인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제품에서 패널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큰 편이다. TV의 경우 매출의 50%, 모니터의 경우 매출의 60% 이상이 패널 가격 비중으로 보고 있다. 패널 가격이 최대 30~40%까지 인상된 상황에서 마진 압박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세트 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고민하게 될 것으로 보이지만 수요 감소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인상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대만 업체들의 부품 수급이 해소되면서 LCD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대체로 3분기 말까지는 가격 인상 분위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TV 사업의 영업이익률이 원래 크지 않다"며 "프리미엄 제품의 중요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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