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신중치 못한 책임 뼈저리게 느껴,국민께 죄송"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2009.07.07 12:25
글자크기

검찰, 구형은 서면으로 제출키로

'박연차 게이트'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인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은 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켜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박 전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홍승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통해 "제가 신중하게 행동하지 못해 저 뿐만 아니라 주위 분들까지 힘들게 한 책임을 뼈저리게 느낀다"며 심경을 밝혔다.



이날 박 전 회장은 초췌한 모습으로 법정에 들어서 변호인들의 부축을 받아 미리 종이에 작성해온 최후진술을 읽었다.

그는 "아무리 친분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대도 그런 식으로 돈을 주는 게 아니었다"며 "그런 행위로 개인이나 회사에 이득을 본 일이 있다면 더 좋은 일에 그 이상을 쓰겠다"고 말했다.



박 전 회장은 또 "진통제와 수면제를 복용하고 있는 상황이 저의 잘못을 씻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장기간 재판을 꼼꼼히 진행해준 재판장님께 감사드리며 머리 숙여 선처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박 전 회장의 변호인은 이날 검찰 공소사실 대부분을 인정한 뒤 박 전 회장이 기업인으로서 사회에 기여한 점과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선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검찰은 박 전 회장에 대해 구형을 따로 하지 않고 추후 구형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키로 했으며 재판부는 박 전 회장에 대한 선고를 이상철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선고와 비슷한 시기로 맞추기로 했다.


앞서 박 전 회장은 홍콩 APC법인 등을 통해 모두 280여억원의 세금을 포탈하고 농협 자회사인 휴켐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인수하도록 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20억원을 건넨 혐의(탈세 및 뇌물공여)로 구속기소됐다.

박 전 회장은 이후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이택순 전 경찰청장 등에게 수십억원대의 불법정치자금과 뇌물을 제공한 혐의가 드러나 지난달 추가 기소된 바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