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달러 버리고 새 기축통화 만들어야"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조철희 기자 2009.06.2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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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특정국 무관 새 기축통화 재강조 "IMF의 'SDR' 역할 늘려야"

중국이 새로운 기축통화 창설을 재차 강조했다.

인민은행은 26일 2008년 재정안정보고서를 통해 특정 국가의 통화를 외화 보유를 위한 기축통화로 사용하는 데 따른 태생적인 통화 부족을 피하기 위해 특정국과 무관한 새로운 기축통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민은행은 이어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의 역할을 확대해야 하며 IMF가 회원국 외환보유액의 일부를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민은행의 이번 발언은 미국이라는 특정 국가에 얽매이지 않는 초국가적 통화, 즉 SDR로 미국 달러화를 대체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요약된다.

◇ 달러는 끌어내리고 위안화는 띄우고



중국이 새로운 기축통화 창설을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 인민은행과 국무원 등은 미국의 재정 적자 누적을 문제 삼으며 미국의 내부적 불안에 가치가 훼손될 수밖에 없는 달러가 아닌 SDR로 기축통화를 대체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중국의 신(新) 기축통화 주장은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 강화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SDR을 기축통화로 격상시키면서 위안화를 SDR 통화 바스켓에 포함시킨다는 구상이다.

현재 SDR 통화 바스켓은 달러, 유로, 엔, 파운드로 구성돼 있다. 위안화는 통화 바스켓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중 달러의 바스켓 비중이 가장 큰 44%, 유로의 비중이 두번째인 34%이다. 엔과 파운드의 비중은 11%씩이다.

최근 환율로 볼 때 1SDR은 1.54달러 수준이다.



세계 최대인 1조9500억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을 앞세운 중국의 흔들기에 달러화는 좌불안석이다.

앞서 지난 3월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가 SDR 역할 확대와 함께 외환보유액의 다변화를 언급했을 당시 달러화 가치는 급락했다. 이어 4월 원자바오 총리가 달러 자산 가치 불안을 지적하자 중국 투자자들의 달러 자산 보유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신기축통화 주장이 재차 터져 나온 이날 역시 달러는 뉴욕 외환시장에서 약세를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은 95.21엔으로 전일에 비해 0.75엔 떨어졌다. 달러/유로 환율은 1.4059달러로, 전일에 비해 0.0071달러 올랐다(달러 가치 하락)

◇ 썩어도 준치, 그래도 달러

중국의 공세에도 불구, 달러화의 위상은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메릴린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도널드 스트라스자임은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달러 자산이 짧은 기간 안에 실질적으로 다변화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소시에떼제네랄 홍콩 지점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글렌 맥과이어는 또 달러화를 대신할 새로운 기축통화의 등장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기축통화가 되기 위해선 우선 단일 국가 통화가 아닌 국제 통화의 위치로 올라서야 한다. 아울러 완전한 전환 가치를 지녀야 한다. 그러나 위안화는 물론 SDR도 요구 수준을 충족시키기에는 한참 모자란다.



IMF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의 준비금 중 64%를 달러화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화의 비중은 2001년의 73%에 비해선 1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독보적인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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