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예보 중단, 휴가계획은 어쩌나..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2009.06.21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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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이슈]기상청이 48년만에 장마예보를 중단한다

한반도가 더워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여름철 국지성 호우도 잦아졌다. 전형적인 아열대 지방의 날씨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여름철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던 '장마'라는 개념도 점차 무의미해지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기상청도 올해부터 '장마 예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무려 48년 만이다. 기상청은 장마 기간 이후에도 비가 많이 내리는 등 장마 기간의 의미가 무색해지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기후 패턴을 보면 장마 기간은 사실상 의미가 없었다. 1990년 이후로 장마 기간의 전체 강수량은 변화가 없었지만, 장마기간 이전과 이후의 강수량은 30% 가량 늘었다. 장마기간을 피해 휴가계획을 잡던 사람들이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기상청도 변화하는 기후 추세에 따라 장마 예보를 중단키로 했지만, 장마와 관련한 예보를 전혀 하지 않는 건 아니다. 오히려 주간 예보 등 단기 예보를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효율성 측면에서 단기 예보가 낫다는 이유에서다.



기상청 예보정책과 관계자는 "장기 예보를 하다보니 (기후 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장마 예측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국민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도록 단기 예보를 통해 예측성을 높여가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장마라는 표현 대신에 아예 아열대 지방에서 사용하는 '우기(雨期)'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느냐는 주장도 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학계의 일부 기상학자 등을 통해 수 년 전부터 제기돼 왔다.

그러나 기상청은 '우기' 도입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기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에서 학계 등과 논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지난 17일 장마전선 동향 분석을 통해 오는 21일부터 남해상에 장마전선이 활성화돼 제주도와 남부 일부 지방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보했다. 20일에는 장마전선과는 무관한 '체감 장마'(장마로 느껴지는 비)로 다소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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