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인가구용 미니아파트 "인기는 빅"

머니투데이 원정호 기자 2009.06.1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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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 도심 역세권에 소형주택 집중공급

1~2인가구용 미니아파트 "인기는 빅"


1~2인가구 주택시장 조사를 위해 최근 서울 삼성동 '힐스테이트' 단지를 방문한 현대건설 이모 상무는 46㎡(14평) 시세를 보고 눈을 의심했다.

2006년 2억3000만~2억5000만원에 분양했는데 가격이 3억원을 훌쩍 넘어 3억4000만~3억7000만원에 형성된 것이다. 주변 중개업소들은 요즘 소형주택을 찾는 수요층이 워낙 많아 매물이 귀하다고 귀띔했다.



이 상무는 "1~2인용 고급 주택을 개발해 공급해도 수요가 충분할 것이란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1~2인 가구 수요 증가에 맞춰 도심지 역세권에 소형 주택을 집중 공급한다. 이에 따라 국내에도 직장인·신혼부부 등을 위한 고급 소형 주택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내년부터 66㎡ 이하 소형주택 200~300가구로 이뤄진 '힐스테이트판 미니 단지'를 역세권에 선보인다.

방1개에다 거실·화장실을 갖춘 원룸형태의 고급 주택으로 설계하되 수납공간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 공간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예를 들어 여객기내 화장실과 같은 촘촘한 수납구조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오는 9월 이 단지 브랜드를 런칭하고 10월 상품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분양가는 3.3㎡당 1500만~2000만원에 가구당 2억~3억원을 예상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교통이 편리한 철도역 지하철역 등 역세권 주변 자투리 땅을 개발해 실수요자나 임대사업 투자자를 타깃으로 분양하겠다"고 전했다.

대우건설도 조만간 소형 공동주택 브랜드를 출시하고 역세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를 위해 대학생을 대상으로 1~2인 가구를 위한 참신한 설계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최근 고급 소형아파트 '캐슬 루미니'를 개발했다. 재택근무 공간을 보강한 직장인용 주택과 휴식공간을 강조한 신혼부부용 주택이 대표적 상품이다. 단지내 회의실 와인바 전망대 등을 갖추는 등 젊은 세대 취향에 맞출 계획이다.

동부건설 역시 연말쯤 역세권에 1~2인 소형 센트레빌 주택단지를 내놓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국주거학회와의 연구협약을 맺고 소형 주거 문화 트렌드에 대한 연구 결과를 진행중이다.

건설업계는 그 동안 공사비에 비해 이윤이 높은 중대형 아파트 판매에 치중해왔다. 그러나 경기 침체 등으로 중대형 미분양이 늘고 1~2인가구는 증가함에 따라 앞다퉈 소형주택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전국 미분양 물량 중 85㎡ 초과 대형평형 비중이 50~70%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동부건설 김경철 상무는 "최근 1~2인 가구의 주거 트렌드에 맞게 평면을 고급화하고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면 소형주택 시장이 새롭게 창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도심 역세권 고밀 개발을 독려하는 점도 업계가 시장을 확대하는 데 방향타 역할을 했다. 국토해양부는 2018년까지 도심 역세권에 소형주택 약 12만가구를 공급하기 위해 △지구지정 요건 완화 △용도지역 상향 △용적률 완화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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