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 개성공단 안정 운영에 관심 높다"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9.06.11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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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김영탁 개성공단 사업단장 브리핑

개성공단 존폐의 향방을 좌우하는 남북 당국간 2차 회담이 11일 열렸다.

이날 우리 측 수석대표로 회담에 참석한 김영탁 개성공단사업단장은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브리핑에서 "남과 북은 개성공단 관련 현안 사항에 대해서 상호관심사에 대해 입장을 교환을 했다"고 말했다. 또 "이번 회담은 최근 정세와 관련된 문제보다는 개성공단 현안에 관한 실무적인 문제 위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은 지난 5일 북한의 제의에 우리 측이 호응해 이뤄졌다. 김 단장을 수석대표로 한 우리측 5명의 대표단과 박철수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을 수석대표로 한 북측 5명의 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40분부터 11시30분까지 오전회의를 진행했다.



오전회의에서 우리 측은 미리 준비해 간 기조발언을 통해 △지난 3월말 이후 70여일째 북한에 억류 중인 현대아산 직원 유 모씨 문제 △출입·체류 제한 조치 철회 등 개성공단 발전을 위한 현안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또 △북핵 실험과 군사적 긴장 조성행위를 중단하고 전면적인 남북대화와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북한이 기조발언을 통해 '토지임대료 5억달러 책정' '개성공단 근로자 1인당 월 임금 300달러로 상향' 등 내용을 우리 측에 제안했다. 북측의 제안에는 △근로자 숙소 건설(1만5000명 수용규모) △탁아소 건설 △근로자 출퇴근을 위한 고속도로와의 연결 도로 건설 등을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우리 대표단은 북측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추후 협의에서 논의하자는 선에서 이야기를 끝냈다.

오후 3시에 속개된 회의에서는 오전에 논의된 내용에 대해 보다 심도깊은 이야기가 오갔다. 3시40분까지 약 40분간 양측 대표단은 오는 19일 개성에서 3차 후속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우리 측은 개성공단 입주기업협의회 등 기업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절차를 거쳐 후속 회담에 임한다는 방침이다.

◇"北도 개성공단 파탄 원하지 않아"= 김 단장은 "북쪽이 '개성공단을 정말로 발전시키려는 의지가 있다'고 몇 번이나 밝혔고 또 북쪽의 기조발언문에도 그것이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75달러선인 임금을 300달러로 4배 인상하는 것은 북한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자기들(북측)이 볼 때는 이것이 합리적이라고 보는 데 우리쪽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협의하자는 것"이라며 "지금 현재 몇 배를 올렸다 너무 터무니없다 이렇게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북측이) 토지사용료도 어느 정도 다른 나라의 사례를 조사해서 평당을 5~10달러 선으로 제시했다"며 "그러나 그 수치라는 것은 처음 제시한 것이기 때문에 협의과정을 거쳐서 조정되는 만큼 지금의 수치가 가지는 의미는 큰 의미가 없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단장은 "개성공단 임대기간을 현행 50년에서 25년으로 단축한다는 등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北 "현대아산 직원, 별탈없이 잘 지낸다"= 이와 함께 김 단장은 "우리 근로자 억류 문제가 개성공단의 본질적인 문제라는 것을 강조했고 '유 씨의 조속한 석방'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또 "그의 소재와 건강상태를 알려달라고 요구하고 접견도 허용할 것을 요청했다"며 "이에 북한은 (유 씨가) 별탈 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재차) 책임 있는 답변으로 봐도 좋느냐는 (우리 측의) 질문에 '그렇게 봐도 좋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우리가 접견을 당연히 요구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만 유 씨 소재에 대해 우리 측은 북측의 명확한 답변을 얻지 못했다. 김 단장은 "우리 측이 '유 씨가 개성에 있는 것으로 알겠다'고 말하자 북측은 이에 대해 '편리한 대로 해석해도 좋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핵 등 개성공단 관계없는 사항은 논외"= 김 단장은 "북핵실험이나 6자회담 등 사항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며 "이번 회담이 정치적인 정세에 관한 회담이라기 보다는 개성공단 관련 현안 문제를 논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회담분위기를 전체적으로 보면 부드러운 분위기였고 (일방선언 후 퇴장하려는 강경 분위기가 아닌) 협의를 하기 위한 분위기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측이 제시한 (임금 및 토지임대료 등) 내용들은 '초안' 또는 '제안'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긴 협상과정을 거쳐서 서로 합의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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