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의원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불법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돈을 챙기는 것은 보지 못했다"는 박 전 회장의 법정진술이 나와 주목된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홍승면) 심리로 열린 이 의원의 공판에서 박 전 회장은 "식당 옷장에 돈 상자를 놓고 왔을 뿐 이 의원이 챙겨가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회동'은 박 전 회장의 딸을 사무실에 데리고 있던 이 의원의 요청으로 이뤄졌지만, 박 전 회장이나 이 의원 모두 "돈을 주고 받으려고 만난 것은 아니다"는 게 공통된 법정 진술이다.
더욱이 돈 상자를 두고 나온 이후에 이 의원이나 이 의원의 사무실에서 일하는 딸을 통해서도 "고맙다"거나 "잘 받았다"는 말이 없어 의아해 했다는 게 박 전 회장의 진술이다.
박 전 회장은 여기에 더해 "베트남에서 만났을 때도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이 의원 쪽으로 돈을 밀어놓고 자리를 비웠지만 가져 갔는지는 모르겠다"는 진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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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박 전 회장의 입에서는 "이 의원은 '된 사람'"이라는 진술도 나왔다. 수차례 돈을 건네려 했지만 매번 거절당하다 보니 그런 생각도 들었다는 것이다.
한편 이 의원은 2004∼2008년 수차례에 걸쳐 박 전 회장으로부터 미화(달러)를 포함해 1억8000만원을, 정대근 전 농협회장에게서 4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4월10일 구속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