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채 주관사에 국내 증권사 끼워 줘"

더벨 이윤정 기자 2009.06.1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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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사들 "정부 취지 좋지만 비용 지급은 기여한 만큼"

이 기사는 06월09일(16:16)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국내 IB를 육성해야 한다며 해외채권 발행에 국내 증권사를 주관사로 끼우도록 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올해 국내 기업의 해외채권 발행에 국내 증권사가 주관사로 참여한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난 4월 하나은행의 글로벌 채권 10억 달러 발행 주관사로 하나대투증권이 참여한 이후 모든 해외공모채권 발행에 국내 증권사가 하나씩 포함됐다. 심지어 이미 해외 투자은행들로 주관사 선정을 끝내 놓고도 채권발행을 추진하던 도중에 국내 금융회사를 추가로 선정하는 경우도 있다.

발행 진행 중에도 국내 금융회사 추가



지난 5일 해외채권 발행 주관사를 선정한 석유공사는 산업은행을 발행 주관사에 포함시켰다..

가스공사는 올해 채권 발행 추진을 재개하면서 작년에 작업을 진행 했던 JP모간·메릴린치·도이체방크와 다시 손을 잡았다. 하지만 이후 현대증권을 추가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로드쇼 출발 직전 산업은행을 주관사로 선정해 해외로 떠났다. 당초 한수원은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해외IB들에게만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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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는 OK, 대신 수수료는 다 줄 수 없어



국내 발행사들은 국내 금융회사를 해외채권 발행 주관사에 포함시키라는 정부 권고에 대해 호의적인 입장이다.

가스 공사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의 해외채권발행 주관 업무 참여는 국내IB 육성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며 "정부의 권고가 좋은 취지이기 때문에 국내 증권사를 추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다른 공사 관계자도 "DCM(Debt Capital Market)은 기업이 존속하는 한 계속 존재하는 시장"이라며 "해외채권발행 딜에 지속적으로 참여해 경험을 쌓고 관련 인프라도 구축하다보면 진정한 IB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금은 국내금융회사와 해외IB들이 주관사로서 채권 발행에 기여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주관사 수수료는 동일하게 적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국내 금융회사들은 글로벌 영업망을 갖춘 해외IB들에 비해 투자자 모집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주로 도큐멘테이션 작업에만 참여한다.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을 제외하고서는 국내 금융회사들은 주관사로 함께 참여했던 다른 해외IB들 보다 수수료를 적게 받았다. 정부는 외평채 주관 수수료로 국내 금융사 삼성증권과 다른 해외IB들에게 발행금액의 20bp를 동일하게 지급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들에게 돌아가는 수수료는 해외IB들이 받는 금액의 0.2% 선에서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코리안페이퍼 주관 수수료가 발행 금액의 50bp~70bp인 것을 감안하면 국내 금융회사들은 발행금액의 1bp~1.4bp 정도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은행의 외화조달 담당자는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 수준이 있다"면서도 "국내 금융사의 업무 참여 정도에 따라 수수료를 아예 지급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금융회사들도 지금은 수익 보다 경험 쌓기를 우선시 한다"며 "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고 주관 업무에 소요되는 비용까지 부담하겠다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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