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문 前비서관 첫 공판서 혐의인정 '유보'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2009.06.0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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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도의 심신불안 상태로 공판 차질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대통령 특수활동비를 빼돌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4일 열린 첫 공판에서 극도의 심신불안 상태를 보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규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정 전 비서관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초췌한 모습으로 법정에 나와 "심정이 황당하고 혼란스럽다"며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 인정 여부에 대한 답변을 유보했다.



정 전 비서관은 재판장이 주거지를 묻자 "잘 생각나지 않는다"고 답변하는 등 불안정한 상태를 보였다.

정 전 비서관의 변호인도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정 전 비서관이 모든 일에 대한 의욕이 떨어져 있고 심리적으로 침체돼 있다"며 "공소사실에 관한 이야기를 진전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이어 재판부에 정 전 비서관이 안정을 되찾은 뒤 재판에 임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고 재판부가 변호인 측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이날 오전 10시20분께 시작된 재판은 20여분 만에 끝났다.

앞서 정 전 비서관은 청와대 총무비서관으로 재직하던 2005년 1월과 2006년 8월 박 전 회장에게 백화점 상품권 1억원 어치와 현금 3억원을 받고 2004년 11월~2007년 7월 대통령 특수활동비 12억5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달 8일 구속 기소됐다.

정 전 비서관에 대한 다음 공판은 16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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