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책임투자에서 책임투자로?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9.06.0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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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초청 SRI 컨퍼런스서.. "책임투자는 더많은 투자자에게 문을 연 것"

환경과 사회·지배구조 측면에서의 경영전략은 기업의 매출·순이익 등 재무적 경영정보와는 성격을 달리 한다.

이같은 비재무적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만 비로소 기업의 장기 생존성, 즉 지속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는 투자흐름이 있다. 사회책임투자(SRI)가 바로 그것이다. 국내 SRI의 현황 및 발전방향을 논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CSR평가는 한겨레경제연구소 및 영국의 윤리투자조사기관(아이리스·EIRIS)과 함께 2일 서울 여의도 사학연금관리공단 강당에서 'UN 책임투자원칙(PRI) 초청 SRI 컨퍼런스'를 열었다.



이날 글렌 선더스 UN PRI 이사, 피터 웹스터 아이리스 대표를 비롯해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상임이사, 김영준 NH-CA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등 국내외 인사들이 참석했다.

◇사회책임투자에서 책임투자로?= 선더스 UN PRI 이사는 '세계 투자자의 PRI 가입동향과 흐름'이란 주제의 발제를 통해 "책임투자원칙이란 수익률을 희생시켜 세상을 구한다거나 단순한 자선행위가 아니다"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위기요인과 기회요소에 대해 분석하고 (재무정보에만 집중한 데 따라 초래되는) 시장실패를 고치기 위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 전세계에 걸쳐 PRI에 등록된 기관들은 540곳으로 이들이 운용하는 자산의 규모는 18조달러에 달한다"며 "더 많은 한국 금융기관들이 PRI에 가입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장기수익률 달성'이라는 '책임투자(RI, Responsible Investment)'의 원칙에 사회성·공공성 가치를 더한 '사회책임투자(SRI)'는 소수(SRI 옹호자)와 다수(재무정보에만 기반해 투자하려는 일반투자자)를 가르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SRI가 기준을 너무 높게 설정하면 주류 투자자들이 (투자할 만한) 매력을 못 느낄 수가 있다"며 "다소 기준을 완화하면 더 많은 투자자들이 RI의 흐름에 동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SRI 공모펀드 수익률, 10%P 이상 높다= 양춘승 상임이사는 "올 4월말을 기준으로 한국 내에 설정된 SRI 펀드의 총 설정원본 액수가 2조9117억원에 이른다"며 "SRI 공모펀드의 경우 펀드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이 8.87%로 기타 펀드의 평균누적수익률 벤치마크(-1.74%)에 비해 10.62%포인트 더 높다"고 설명했다.

또 "국민연금과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등 국내 주요 공적 연기금이 PRI에 가입할 예정"이라며 "투자대상 기업의 비재무적 정보를 공개토록 유도하기 위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정보 공시 법제화' '지속가능성 보고서 발간 유도' 등 좇ㅣ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6년 8월 이후 약 3년에 걸쳐 SRI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NH-CA의 김영준 본부장은 "SRI라는 이름을 걸었다면 그에 걸맞게 (ESG 이슈를 투자결정에 반영하는 등) 제대로 운용해야 펀드도 발전하고 자산소유자와 펀드운용사, 투자대상기업도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SRI 펀드를 통해 투자하고 있는 대상기업 43곳에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정보 등 사항을 공개토록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며 "SRI 대표 금융기관으로서, 투자기업에 대한 주주로서 적극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NH-CA자산운용은 현재 총 711억원(설정액 기준)의 SRI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 회사 SRI 펀드 벤치마크 대비 15.87%P의 초과수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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