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씽 불어라~’ 분양시장 투기바람

성건일 MTN PD 2009.05.2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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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4시N] 경제365 현장속으로

[이대호 앵커]
최근 일부지역 부동산 시장에 과열조짐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과거의 투기 행태도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는데요.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왜 이런 현상들이 등장하고 있는지 오늘 경제365에선 부동산부 김수홍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요즘 인천 청라지구나 송도신도시 등 분양현장에 수만 명씩 관람객이 다녀가고, 또 수 십대 일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지요. 분양시장이 2~3년 전 호황기 때 모습을 연상시키는 모습인데 어떤가요?

[김수홍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달부터 인천 청라지구 분양을 시작으로 수도권 분양시장은 열기를 넘어 때 아닌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요. 분양시장이 열기를 띈다 하면 보통 어떤 모습들이 떠오르세요?



[이대호 앵커]
글쎄요. 밤샘 줄서기나 모델하우스 앞에 늘어선 떴다방... 이런 것들 아닙니까?

[김수홍 기자]
맞습니다. 모델하우스에 늘어선 긴 줄. 하루에도 수천 명씩 북적이는 관람객. 이들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하는 분양권 중개업자들 분양시장 호황기의 전형적인 모습이겠죠?

여기에 최근엔 분양권 확보를 위한 불법 청약통장 매매는 물론이고, 요 몇 년 간 사라졌던 밤 자정 경에 분양권을 사고파는 야시장까지 다시 등장하는 등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먼저 취재한 VCR부터 보시죠.


[이대호 앵커]
수고했습니다. 한 밤에 분양권 거래 시장이라 뭐 남는 게 있으니까 저 밤중에 저렇게 몰려드는 걸 텐데요. 보통 사람들은 상상하기 힘든 광경이네요.

[김수홍 기자]
이색적인 풍경이죠? 그동안 사실 분양시장이 침체되면서 떴다방들이 이득을 챙길만한 분양현장이 많지 않았는데요. 업자들조차도 ‘10년 만에 보는 업자들’ 참 많다고 할 정도로, 요즘 분양권 시장은 모처럼 찾아온 대목을 맞고 있습니다.



한번 분양권을 돌리면 보통 업자들은 2~3백만 원을 챙깁니다. 과거에 용산 시티파크 분양 당시 등 분양권 시장이 활발했던 당시엔 하룻밤에 수천만 원씩 챙기는 업자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이대호 앵커]
김 기자. 그럼 이제 분양시장이 완전히 겨울잠을 깼다고 봐야 할까요? 어떨까요?

[김수홍 기자]
아직 그렇게 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정부가 국지적인 현상이다. 아직 과열은 아니라고 하는 이유가 아직 인천 청라나 송도 이외 지역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지방 분양시장은 여전히 한겨울입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가 1월부터 이달까지 비수도권에서 분양된 25개 단지의 분양성적을 집계했는데요.



25개 단지 가운데 19개. 76%에 해당하는 단지에 청약자가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가구 수로는 2천6백15가구 규몹니다. 특히 1~2월은 지방 분양사업장 8개 모두 다 청약률 0%를 기록했구요. 3순위까지 분양을 마친 단지는 대전 학하지구 단 1개 단지에 불과했습니다.

[이대호 앵커]
그런데 국지적 현상이든 전반적 과열이든 투기행위가 시장 질서를 해쳐선 안 될 텐데요. 취재내용 보면 정부는 막상 규제를 하는 데는 아직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라고요?

[김수홍 기자]
네.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은 이유에서인데요. 아직 국지적인 현상이고 과열은 아니라는 데서 정부는 섣불리 단속이나 규제를 펼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실제 국토해양부가 20일부터 현장점검을 펼치고 있지만 송도의 야시장에서 현장점검반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제 슬슬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하는데 다시 규제를 가했다가 침체로 몰고 갈 수 있단 우려가 정부 내에선 큽니다.



[이대호 앵커]
그런데 이런 현상이 당장은 일부지역에만 그친다고 해도 언제든지 확산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것 아닙니까?

[김수홍 기자]
그렇습니다. 국지적인 현상에 불과하단 게. 다른 게 아니라 청라나 송도밖에 현재 분양중인 유망물량이 없기 때문입니다. 수도권 지역에서 본격적인 공급이 재개되면 곳곳에서 투기가 재현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일단 가장 우려되는 게 정부가 서민들을 위해 서울 근교에 기존 공공주택보다 15% 저렴하게 공급하는 보금자리 주택인데요. 주로 강남권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가 극성을 부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송파신도시와 은평뉴타운이나, 서울 고덕동 재건축 아파트 등이 분양예정인데. 역시 투기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특히 보금자리주택이나 송파신도시 청약이전엔 3자녀 특별공급이나 신혼부부 우선공급을 받을 수 있는 청약저축 통장매매도 극성을 부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이대호 앵커]
네. 부디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투기를 눈 감는다는 신호를 시장에 줘선 곤란하겠죠.
김수홍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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