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현대상사 해외자원에 욕심?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09.05.1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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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비중 낮추기 일환으로 해외 자원개발에 눈독

현대중공업 (198,300원 ▲7,300 +3.82%)이 옛 현대가의 무역을 총괄했던 현대종합상사 (18,310원 ▼540 -2.86%) 입찰에 단독 응찰하면서 새 주인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수 희망 가격이 현대상사를 매각하는 외환은행이 기대한 2500억~3000억 원에 못 미치면 유찰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현대상사는 지난 1976년 설립돼 현대그룹의 무역을 모두 맡았다. 오늘날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는 세계 각지를 누비던 현대상사 덕을 톡톡히 봤다. 2000년 '왕자의 난'으로 현대중공업과 현대차가 계열분리하며 독자적인 영업활동을 벌여 무역회사로서 현대상사 인수 필요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대상사가 세계 각지에 34개의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고 현지에서 활동 중인 인재들의 업무 수행능력이 탁월해 선박, 해양플랜트 영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그러나 현대중공업의 관심은 선박 영업보다 현대상사가 벌려놓은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상사는 지난 2005년 지분을 투자한 아프리카 예멘 LNG 프로젝트가 올해 중순 생산에 들어가는 것으로 본격적인 수확에 들어간다. 또 석유공사화 함께 진행하는 베트남 11-2 광구 롱도이가스전에선 2007년부터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앞서 현대상사는 1999년과 2000년부터 각각 카타르와 오만에서 LNG를 생산하고 1983년에는 호주에서 유연탄도 생산한 경험을 갖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경기 불황으로 사업다각화를 통해 조선업 비중을 낮추는 중이다. 태양광, 풍력발전을 비롯해 얼마 전에는 러시아 연해주에 소재한 하롤 제르노 농장의 지분 67.6%를 인수하며 농업에도 뛰어들었다. 원유시추선, 드릴십 등 자원개발 관련 선박에서 탁월한 건조 능력을 바탕으로 자원개발을 겸한 패키징 비즈니스도 추진 중이다.


유력 후보의 하나로 거론되던 현대차 계열의 BNG스틸은 인수 자금 조달 문제와 현대중공업에 인수 기회를 주자는 집안 내 결정으로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전의 성공 여부는 전적으로 가격에 달렸다. 외환은행 등 채권단은 현대상사 보유지분 87.4% 중 50% 이상을 2500억~3000억 원에 매각을 희망하고 있다. 본입찰 마감일인 13일 종가(2만 원)를 기준으로 현대상사의 시가총액은 4466억 원을 형성하고 있다. 지분 50%에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30%를 얹어준다고 가정하면 3000억 원을 조금 밑돈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상사의 중국 자회사인 칭다오 조선소 부실을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부각시키는 전략을 구사할 공산이 크다. 이번 인수전 성공 여부는 여기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HD한국조선해양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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