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이틀째 상승…당국 개입했나?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09.05.1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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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원 오른 1244원 마감…역외 매수가 상승세 이끌어

원/달러 환율이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장 초반에는 하락세를 전망하는 목소리들이 힘을 얻었지만 결과는 정 반대였다.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1.4원 오른 1244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기준 상승폭은 크지 않았지만, 장중 저가와 고가의 차이는 16.8원에 달했다. 환율이 장 초반 하락세를 기록하다 장중 내내 상승곡선을 그렸기 때문이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6.6원 하락한 1236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12일(현지시간) 역외환율 종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12일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개월물 원/달러 선물환 환율은 1235.5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50.34포인트(0.60%) 상승한 8469.11로,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전일대비 0.89포인트(0.10%) 하락한 908.35로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 환율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장중 한때 1230원선을 하향 돌파하기도 했다. 이날 장중 최저가는 1229원. 장중 저점 기준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때 시장 참가자 사이에서는 1220원대 초반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크다는 전망이 힘을 얻었다.



1330원선 아래로 내려가자 나오기 시작한 달러 매수 물량에 분위기는 반전됐다. 1220원대 안착에 실패한 이후 환율은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낮 12시 경 1240원선을 상향 돌파했고, 오후 1시 20분경에는 전일 종가 위로 올라섰다. 1245.8원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장 막판 상승폭을 줄이며 1245원선 바로 아래서 거래를 마감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환율이 1220원대 안착에 실패하자 숏 커버링 물량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순매도를 기록했고, 글로벌 달러도 강세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외환당국의 개입을 의심하기도 했다. 역외환율이 1230원대에서 마감했고, 코스피 지수도 상승해 환율이 오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른 외환딜러는 "역외에서 달러 매수 물량이 계속 나왔는데, 그 의도가 파악되지 않았다"면서 "당국이 개입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당국이 직접 달러 매수에 나서는 방식으로 환율에 개입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또 다른 딜러는 "네고 물량 등 달러 매도가 큰 규모로 나왔음에도 이 물량이 모두 흡수되고 매수 주체가 확인이 안 되다 보니 개입설이 나오고 있다"며 "현재 환율 수준이 절대 낮지 않은 만큼 개입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경제 수장들은 환율 개입과 관련해 연일 의견을 내놓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환율은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고,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가격 변수가 움직일 때는 거기에 따른 이유가 있다"며 환율에 개입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윤 장관은 13일에도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며 인위적 시장개입이 없을 것을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환율 상승이 수출기업 채산성 개선에 상당히 기여해왔지만 환율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채산성도 상당 폭 약화될 것"이라고 덧붙여, 이를 두고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개입 가능성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같은 시각 엔/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0.81엔 내린 96.48엔이었고, 달러/유로는 1.3704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원/엔 환율은 100엔당 1289.52원, 원/유로 환율은 1704.78원 수준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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