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결전의 날…누가 웃고 누가 울까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09.04.29 09:16
글자크기

격전지 부평을…수도권 민심 승자는

결전의 날이 밝았다. 29일 인천 부평을과 경북 경주, 울산 북구, 전주 덕진과 완산갑 등 5곳에서 국회의원을 다시 뽑는 선거가 치러진다. 기초단체장 1곳, 광역의원 3곳, 기초의원 5곳, 교육감 2곳 등을 포함하면 모두 16개 선거구에서 재보궐 선거가 실시된다.

이번 재보선은 '박연차 리스트'에 시작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민주당 탈당 뒤 무소속 출마 등 대형 사건들이 터지며 여당의 '국정 안정론' 대 야당의 '정권 심판론'이라는 전통적인 재보선 구도를 탈피했다.



◇ 수도권 민심, 누구 손 들어줄까 = 여야간 최대 격전지는 인천 부평을이다. 이번 재선거에서 유일한 수도권으로 지역색이 강한 지방 선거지에 비해 객관적인 민심을 읽을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모두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28일 부평을 찾아 막판 민심잡기에 총력을 기울인 것도 이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부평을에서 승리하면 수도권 민심을 발판으로 이명박 정부 집권 2년차의 국정 운영에 힘이 실리게 된다. 이번 선거를 진두지휘한 박희태 대표는 원외 대표라는 굴레를 벗고 실세 대표로 부상하는 계기도 마련할 수 있다.



반면 인천 부평을에서 패하면 당 지도부 전체에 '책임론'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결과 여당 지도부가 주도권을 상실하면 법안 처리 등이 더욱 늦어지면서 정부의 국정 장악력이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으로서도 인천 부평을은 놓칠 수 없는 곳이다. 이번 재보선을 'MB(이명박 대통령) 정권 심판론'으로 규정해온 민주당으로선 수도권 승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동영 전 장관을 공천하지 않기로 결정하며 승부수를 던진 정세균 대표는 인천 부평을에서 이기기만 해도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패하면 지도부 와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 '정동영 바람' 어디까지 = 전주 덕진에 무소속 출마한 정 전 장관은 당선이 유력해 보인다. 따라서 당선 여부보다는 얼마만큼 지지를 얻느냐가 관심이다.


정 전 장관은 지난 15대 총선에서 88.7%로 전국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 탈당 사태를 빚으면서까지 정계 복귀를 꾀한 정 전 장관이 50% 이상의 지지를 받으면 지역주민들로부터 어느 정도 면죄부를 받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선거 막판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는 점에서 과반을 득표하게 되면 정치 재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정 전 장관이 공언한 대로 민주당에 복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이 전주 선거구 2곳에서 패배한다 해도 부평을에서 승리할 경우 당 지도부는 어느 정도 책임론을 비껴가게 되고 정 전 장관의 복당 시나리오는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 '선거의 여인' 박근혜의 힘은 =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선거 유세에 일절 나서지 않고 있다. "선거는 당 지도부의 책임"이라는 게 박 전 대표 측 입장이다.

하지만 속내는 공식 입장과 조금 다를 것이라는 게 정치권 분석이다. 경주 재선거에선 친이(친 이명박) 정종복 한나라당 후보와 친박(친 박근혜) 정수성 무소속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박 전 대표가 당 후보가 아닌 무소속 정수성 후보를 지지하면 해당 행위를 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찌감치 선거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사실상 정수성 후보에게 '마음'을 표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 전 대표는 공식적으로 정수성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지 않은 만큼 정 후보가 패한다 해도 그리 타격을 받지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정수성 후보가 당선되면 박 전 대표는 가만히 앉아서 "영남권 맹주", "선거의 여인"이라는 평가를 얻을 수 있다. 이 경우 당장 5월에 있을 원내대표 경선에서부터 친박 의원들의 위상이 확대될 전망이다. 박 전 대표가 '꽃놀이패'를 가지고 있다는 얘기도 이래서 나온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