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과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개"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2009.04.2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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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현주가는 강아지가 주인앞을 잠시 앞서가는 정도"

"주식시장과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개"


금융위기 이후 큰 폭의 금리인하와 함께 엄청나게 풀린 자금이 우리 주식시장에서 한달 넘게 유동성 랠리를 연출하고 있다. 이 때가 향후 주식시장에 대해서 많이 궁금한 시기이다.

주식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몇번쯤은 들어 봤을 법한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개’가 문득 생각난다. 주인이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경로는 늘 정해져 있다. 집에서 출발해 공원에 갔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재미있는 것은 강아지의 움직임이다. 주인이 산책하는 동안 강아지는 주인과 나란히 가기도 하고, 때론 앞서다가 때론 뒤쳐지기도 한다. 즉 주인의 주위를 맴돌면서 다소 어지러운 움직임을 보인다. 강아지가 주인을 따라 산책하는 동안 그 움직임은 매번 다른 듯하게 보이지만, 한 발짝 떨어져서 쳐다보면 결국은 집에서 공원,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경로를 따르는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성공하는 비결은 무엇인가? 바로 쌀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것이다. 최근 유행어처럼 참 쉽다. 그럼 언제가 쌀 때고 언제가 비쌀 때인가? 밸류에이션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어려운 설명은 접어두고 계속 쉽게 가 보자. 남들이 주식을 다 내다 팔려고 할 때가 쌀 때이고, 반대로 못 사서 안달일 때가 비쌀 때이다.

좀 더 쉽게 가 보자. 주식투자 실패로 자살했다는 뉴스가 나오면 쌀 때이고, 증권사 객장에 애 업은 아줌마가 나타나면 비쌀 때이다. 우리는 펀드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다시 펀드 투자에 나섰던 시기를 지나 명문대생이 주식투자 실패를 비관하여 투신했다는 기사까지 이미 접했다.



현재 우리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주식을 사고 싶어하는 심리가 강한 시기에 놓여 있는 듯하다. 따라서 앞에서 설명한 내용에 기초해 보면 지금은 비싼 시기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것이 주식시장의 큰 흐름상 꼭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다시 코스톨라니의 개 이야기로 돌아가보면, 강아지가 잠시 주인의 앞에서 걸어가고 있는 상황 정도라고나 할까? 아직 사람들이 빚을 얻어 주식투자에 나설 정도로 과열국면에 오지는 않았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수급이나 기술적 분석에서 많이 사용하는 봉차트를 예로 들어 설명해 보자. 시간의 길이에 따라 월봉, 주봉, 일봉, 분봉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일봉차트를 보면 분명히 주가가 단기적으로 많이 올랐다. 그러나 주봉으로 늘려 보면 어떤가? 그 다음은 다시 월봉으로 늘려 판단해 보자. 이제 강아지 주인의 산책 코스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가?

주식시장에서 작은 파도가 지나가고 있다. 이번 파도를 놓쳤더라도 너무 상심하거나 괴로워할 필요는 없다. 다음에 오는 더 큰 파도를 즐기면 되니까. 주인의 산책코스를 따라 강아지가 만들어내는 많은 크고 작은 파도가 나타날 것이다.


다만 투자종목을 잘 고르는 것이 중하다. 이쯤에서 기본적 분석, 즉 기업의 펀더멘털을 보는 눈이 필요하다. 절대 망하지 않을 좋은 회사를 사야 한다. 그런 회사를 골라 내는 것이 어렵거나 귀찮다면 그냥 시장을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시장을 사는 방법으로는 인덱스펀드도 좋고 상장지수펀드(ETF)도 좋다.

대신 빚내서 사면 안 되고 여윳돈으로 사야 한다. 빚을 내서 사면 오래 기다릴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빚내서 주식을 사면 그때가 바로 비쌀 때라고 앞에서 설명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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