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에 경기회복은 아직 멀었고 금융분야의 어려움이 이제 제조업의 도산과 구조조정이라는 경제적 고통으로 이어지리라는 비관론도 아직 강한 힘을 얻고 있다.
어떤 견해가 맞는지 판단하기는 더욱 더 고통스러울 따름이다. 단지 이러한 불확실성이라는 혼란 속에서 개별 기업과 경영자 그리고 개인들이 나름대로의 대처방안을 수립할 때 무엇을 주의하여야 하는지 생각해 보려 한다.
둘째, 꿈은 노력하면 언제나 이루어진다라는 믿음에 맹목적으로 그리고 과도하게 집착하는 오류를 들 수 있다. 과도한 꿈은 우리를 실망에 빠뜨릴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엄청난 스트레스와 불현듯 치솟아 오르는 분노와 적개심으로 우리를 괴롭힐 수 있다.
셋째, 때늦은 지혜의 오류(Hindsight bias)를 들 수 있다. 우리는 과거의 여러 사건들 예를 들면, 10여 년전 외환위기의 원인과 처방 그리고 극복과정을 자세히 알고 난 후에는 사실 우리가 위기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마치 알고 있었던 것처럼 그리고 위기가 왔을 때 그것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고 과신하게 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러한 오류에 빠지면 과거 실패로부터의 학습이나 현재의 상황을 냉정히 볼 수 있는 능력이 약화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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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본질을 냉정히 보지 못하고 기회를 너무 강조한 나머지 무리하거나 부당한 기회를 창출하려 하거나, 꿈은 노력하면 언제나 이루어진다고 믿든 자의 것이라는 맹목적인 믿음 속에서 스스로를 소진시키거나, 혹은 과거로부터 진정한 교훈을 얻지 못하고 스스로의 능력을 과신하는 것 바로 이것이 현재 우리가 극복하여야 할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그렇다면 무엇이 중요한가. 가장 중요한 것은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또한 가장 급진적인 변화는 바로 사물의 본질에 도달하는 것이라는 빌헬름 라이히의 지적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기발하지만 편법으로 뒤범벅이 된 그리고 인간을 유혹에 빠뜨리는 일시적인 미봉책이 아니라, 자신이 몸담고 있는 업의 본질이 겪고 있는 변화를 파악하여 그것에 충실하고 또한 원칙을 지키면서 만들어 낸 정당한 대처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업의 본질을 벗어나고 원칙을 따르지 않은 예로서 지금도 논란의 중심에 있는 키코사태의 경우를 들 수 있지 않을까. 경영자들은 원래 외환의 변동에 따른 사업상의 위험을 헷징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점차 단순히 헷징이 아니라 어쩌면 부가적인 이익을 볼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점차 관심을 갖게 되면서 헷징이라는 원래의 목적은 사라져 버리고 환거래에 의한 이익을 추구하려는 유혹 속에서 그만 자기도 모르게 한걸음씩 시나브로 더 깊은 수렁에 빠지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