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주년 맞은 산업은행…화두는 '민영화'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9.04.01 08:00
글자크기

"2020년까지 세계 20대 글로벌 CIB"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큰 변화의 시점"(민유성 산업은행장)

산업은행 창립 55주년을 맞이하는 기념사의 8할은 민영화에 대한 청사진으로 메워졌다. 민 행장은 1일 "해마다 맞이하는 창립기념일이지만 오늘 이 아침이 더 각별하게 느껴지는 건 산은이 이제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기 때문"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지금까지 도전과 열정이 깃든 금자탑을 어루만지면서도 오래된 익숙함과 이별을 준비하고자 한다"고 민영화를 앞둔 심경을 내비쳤다. 정책금융공사(KPBC)법안이 2월 국회를 통과한 데 이어 나머지 한축인 산은민영화법안까지 4월 국회를 통과하면 산은은 본격적으로 민영화에 시동을 걸게 된다.



수십년간 산은이 풀지 못한 숙원이었던 민영화를 이번 창립기념일 화두로 정한 것이다. 민 행장은 "산은민영화법안도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민영화 관련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체제전환을 위한 법적근거를 확보하게 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법 통과와 민영화 전환은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다"라며 "우리 앞엔 더 많은 변화와 도전, 기회가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 행장은 '2020년까지 세계 20대 글로벌 CIB(상업투자은행)' '세계수준의 IB(투자은행)'을 비전으로 내세우고 "비장한 각오로 변화를 추진해달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민영화 바다에 내던져졌을 때를 대비해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업무역량을 강화해 시장경쟁력을 높여나간다는 것이다.



또 "익숙한 오솔길은 과감히 버리라"며 "제한된 국내시장에서 소모적인 경쟁을 지양하고 해외시장 개척에 앞장서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성원 모두가 변화의 대상보다는 변화의 주체가 돼 조직의 역동성 개방성 창조성이 높아지는 열린문화를 만들자"고 주문했다.

다만 전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 상황을 의식, 시장안전판 역할도 강조했다. 수익이 바탕이 돼야 시장안전판 역할도 충실히 할 수 있다는 논리다. 민 행장은 "산은은 KPBC와 공조체제를 통해 투트랙방식의 정책금융을 공급하고 자본확충펀드, 턴어라운드펀드 등으로 시장의 활력을 되찾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