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광고사 성장동력은 '아빠 사랑'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김명룡 기자 2009.03.29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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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이노션·농심그룹 농심기획..실적탄탄-고배당

경기 침체로 광고업계 경기도 얼어붙은 가운데 유독 탄탄대로의 실적을 자랑하는 대기업 계열의 광고회사들이 있다. 해당 회사는 현대차그룹의 이노션과 농심그룹의 농심기획으로 이들은 그룹 오너의 딸들이 대주주 겸 회사 임원으로 재직하는 공통점이 있다.

2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광고 기획 계열사인 이노션은 지난해 영업익이 250억원으로 2007년(94억)보다 166% 늘었다. 또 순익도 116억원에서 290억원으로 늘었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주당 5000원(100%)의 배당도 실시했다. 또 지난 20일 주당 1주를 무상증자하는 주주 환원도 단행했다. 이노션은 지난해에는 115억원의 이익잉여금을 썼지만 브랜드 연구소 설립과 해외시장 개척 준비금 명목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이노션의 대대적인 주주 우대 정책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이노션의 주주는 현대차 정몽구 회장과 자녀들인 정성이 이노션 이사, 정의선 기아차 사장 등 세명 뿐이기 때문. 정 이사와 정 사장이 각각 40%씩, 정 회장은 20%의 지분을 갖고 있다. 현금 배당 30억원도 이들의 몫이다.



농심그룹의 농심기획도 지난해 매출액이 205억원으로 2007년(165억원)보다 24% 늘었다. 지난해 순익이 14억9700만원으로 전년보다 소폭(3.3%) 줄긴 했지만 매해 꾸준한 실적은 여전하다. 농심기획은 지난 2006년 이후 3년간 13억 ~ 15억원대의 순익을 유지하고 있다.

농심기획의 주주도 이노션과 마찬가지로 세명이다. 그룹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가 50%, 농심그룹 신동원 부회장이 10%, 신현주 농심기획 이사가 40%다. 신 부회장과 신 이사는 신춘호 농심 회장의 자녀들이다.

또 농심기획은 최근 수년동안 매해 주당 1만원(액면가 5000원)의 200%의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양 회사의 비약적 실적 개선과 안정적인 고배당의 원인을 그룹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찾고 있다. 이노션은 그룹 관계사인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등과 주로 거래하고 농심기획도 농심, 메가마트(그룹 유통 계열사) 관련 매출액이 전체 매출의 60% 가량을 차지한다. 이같은 양사의 호조세는 삼성그룹 계열사로 광고업계 수위권 업체인 제일기획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330억원으로 전년(400억원)보다 줄어든 것(영업이익률 7.7%(2007년) → 5.8%(지난해))과도 대조된다.

경제개혁연대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총수 일가가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회사에 ‘몰아주기’를 하는 ‘지원성 거래'"라며 "모회사나 지주회사 등의 이익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지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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