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경기 가늠하는 '이마트 지수' 개발

머니투데이 박창욱 기자 2009.03.1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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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는 경기 호·불황에 따른 실제 소비량 변화를 지수화한 '이마트 지수'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마트 지수란 이마트 전국 120개 점포 중에서 경쟁상황 변화가 작은 50개 점포를 선정해 이 점포에서 판매하는 476개 상품의 분기별 실질 소비량을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한 증감 여부를 따져 지수화한 것이다. 이를 통해 보다 정확한 소비지 경기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신세계는 설명했다.

그동안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발표하는 매출액 중심의 기존 신장률 지수는 물가인상 등의 변수로 인해 실제 소비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었던 단점이 있었다. 이마트 지수는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가 6개월간의 연구 끝에 만들어냈으며, 지수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소비자 경기 호전, 그 미만이면 악화를 의미한다.



신세계는 이마트지수의 올 1/4분기 첫 공식 발표에 앞서 올 2월까지 이마트 지수를 분석한 결과, 94.3으로 지난해 1분기 102.5보다 8.2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지수는 지난해 1/4분기 정점을 기록한 이후 2/4분기 99.6, 3/4분기 96.0, 4/4분기 95.1 등 4분기 연속으로 하락세를 이어가 소비자들이 지갑을 점점 더 닫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미국발 경기 침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 3/4분기 이후 하락폭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신세계는 또 이마트 지수의 하위 지수로 의·식·주·문화 등 4대 가계 지수를 별도로 분석해 경기 호·불황 여부가 실질적으로 가계의 어느 부분에 영향을 주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1월과 2월의 4대 하위지수에서는 의생활 지수 91.2, 식생활 지수 96.4. 주 생활지수 95.2, 문화생활 지수 88.7로 조사됐다. 의생활지수와 문화생활지수가 더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들이 경기 침체로 기호품 소비부터 줄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같은 소비 심리 악화는 소비자의 소비 태도 변화로 이어져 동일 상품군 내에서 고가상품보다는 저가상품을 선호하는 등 '합리적 소비태도'가 점점 확산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과일의 경우에 국산 과일 지수는 97.9로 나타났지만, 환율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크게 오른 수입 과일 지수는 76.2를 기록하며 지수 격차가 21.7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냉장고의 경우에도 평균지수가 83.2인데 저가 모델인 일반 냉장고 지수는 102.8로 오히려 소비량이 늘었으나, 양문형 냉장고 등 고가 모델 지수는 75.9로 지수 격차가 26.9포인트에 달했다.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의 장중호 소장은 "경기 침체로 말미암은 소비심리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저가형 상품에 대한 선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일반 생필품보다는 내구재 상품군에서 저가형 상품 선호 현상이 더욱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웬만한 불황에도 영향이 없는 유아·어린이 관련 상품도 이번 불황에 찬바람을 맞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완구 지수가 전년보다 26.5포인트 하락한 73.5를 기록했고 유아동 의류지수, 기저귀 지수 등도 지난해 1분기보다 크게 떨어졌다.

반면 웰빙과 식품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유기농식품과 홍삼 등 건강 관련 상품지수는 각각 112.6과 109.4로 지난해 1분기보다 높아졌고, 자전거 낚시 등산 관련 품목도 예년보다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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