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등급' 신창건설 부실평가 논란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도병욱 기자 2009.03.0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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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후 2개월 뒤 법정관리 신청..부실평가시 은행 '문책'

채권 은행단에서 신용위험평가 B등급을 받은 신창건설이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신청하자 채권단의 평가가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은 기업이 은행에 허위 평가자료를 제출했는지 여부를 살펴볼 계획이다. 이와 무관하게 은행이 부실하게 평가한 것으로 드러나면 관련자를 문책한다는 방침이다.



◇건설·조선사 부실평가 논란=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창건설은 지난 3일 수원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 재산보전처분 결정을 받았다. 회생개시 여부는 이달안에 결정될 예정이다.

신창건설은 지난 1월 채권단의 신용위험평가 결과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거나 일부 현재화되고 있지만 심각한 수준이 아닌 것으로 판명돼 B등급을 받았다. 그런데 2개월이 채 지나자 않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채권은행들이 부실채권 발생에 따른 추가손실을 우려해 신창건설의 신용위험 평가등급을 과도하게 매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주채권은행인 농협은 신창건설이 사전 협의 없이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데다 부실평가 논란이 일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신창건설에 대한 금융권의 여신규모는 약 8000억원이며, 이 가운데 농협의 여신은 3000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 관계자는 "지난 5일까지 자금지원을 위한 회계실사와 관련해 신창건설과 접촉했지만 회생절차에 대해 어떤 언급도 듣지 못했다"며 법원의 심사가 끝나는 기간 동안 채권단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으니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대표이사에 대한 세무조사설이 있는데, 이것이 회생절차 신청의 발단이 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회사대표가 세무조사를 받으면 어차피 자금지원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해 내부적으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창건설이 최근 환매조건부로 일부 미분양 아파트를 매각해 대한주택보증에서 약 160억원을 받았다"며 "이를 감안했을 때 유동성 문제 때문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는 말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고의·중과실시 은행 문책= 금융당국은 조선·건설사의 구조조정이 미흡하자 신용위험평가 결과 A, B등급으로 분류된 기업이 평가 후 대략 1년 내 부도날 경우 해당 은행에 책임을 묻기로 한 바 있다. 단 자료를 가공 또는 부풀리는 등의 고의·중과실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기업이 주채권은행에 허위자료를 제출한 것인지, 은행이 제대로 평가를 못한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며 "은행이 부실하게 평가한 사실이 드러나면 관련자를 문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또 1월에 실시된 1차 신용위험평가에서 A, B등급을 받은 건설사라도 작년 말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주채권은행에서 재평가를 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지난 1차 건설 및 조선 신용위험평가 결과 A, B 등급을 받은 곳도 작년 말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3월 말부터 재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B등급 기업이 신규 자금지원을 요청하는 경우에도 실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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