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PC' 넷북 밀어낼까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2009.03.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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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유경·LG 등 제품 '속속' 내놔…"불황에 도태"vs"황금알"

↑ 빌립 'S5'↑ 빌립 'S5'


일명 '포켓PC'로 불리는 모바일인터넷단말기(MID)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MID시장을 둘러싼 업체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삼보컴퓨터와 유경테크놀로지, 유엠아이디 등이 MID 제품을 내놓은데 이어 LG전자도 최근 인텔과 손잡고 올 연말쯤 차세대 MID를 출시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MID시장 전망은 예측 불허다. 때마침 사상 최악의 불경기라는 여건 속에 요란만 떨다 시장에서 도태된 '울트라모바일PC'(UMPC)의 전철을 밟을지, 기대 이상으로 흥행돌풍을 일으킨 '넷북'의 사례를 이을지 쉽게 단정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주머니 속 미니PC 속속 출시
↑삼보 '루온 루빗'↑삼보 '루온 루빗'
MID란 주머니에 넣고다니며 아무 때나 영화·음악감상은 물론 인터넷까지 쓸 수 있는 차세대 '포켓PC'다. 이 제품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XP' 등 PC 운영체제(OS)가 그대로 탑재돼 인터넷뱅킹이나 배경음악(BGM) 등 액티브X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점이 최대 매력이다.
 
이는 UMPC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보통 17.8∼20.3㎝(7~8인치)의 UMPC와 달리 MID는 12.7㎝(5인치) 크기 이하로 휴대가 간편하다. 한마디로 걸어다니면서 은행업무까지 볼 수 있는 것이 MID만의 장점이다.
 
이제까지 출시된 MID는 △삼보컴퓨터의 '루온 루빗' △유경테크놀로지(유경테크)의 '빌립S5' △유엠아이디의 키보드 탑재형 MID '엠북' 3개 브랜드다. 여기에 코원, 주연테크 등 PC와 소형 정보기술(IT)기기업체들도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앞으로 관련 제품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LG전자도 올 연말쯤 기존 MID 중앙처리장치(CPU)보다 대기전력 소모량을 10배 줄이는 아톰 '무어스타운' 플랫폼이 탑재된 차세대 MID로 시장공략에 가세할 전망이다.



◇'비싼 가격'과 작은 키보드가 걸림돌
↑유엠아이디 엠북↑유엠아이디 엠북
MID 제품에 대한 초기 시장 반응은 비교적 괜찮다. 유경테크의 '빌립S5'는 예약판매를 시작한 지 8시간30분 만에 준비된 물량 1000대가 매진됐다. 유엠아이디의 '엠북' 예약판매에서도 500대 물량이 다 나갔다.
 
그러나 3월 정식 판매 이후의 시장 전망은 속단할 수 없다. 무엇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현재 MID 제품의 가격대는 58만~80만원선이다. 이 정도면 일반 넷북과 대등하거나 오히려 비싸다. 이는 환율변동에 따른 원가상승 요인이 크다.
 
키워드 입력방식에 대한 불편도 난제다. 삼보나 유경테크는 액정화면(LCD)에 나타나는 가상 키보드 프로그램을 사용하지만 휴대형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와 비교해 크게 나은 점이 없고 유엠아이디의 '엠북'은 키보드가 달렸지만 크기가 너무 작아 불편하다.
 
MID가 가격과 업무활용도면에선 '넷북'에 크게 밀리고 휴대성 면에선 '스마트폰'에 밀리면서 시장 정체성을 잃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과거 UMPC시장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반면 UMPC 초기 시장 때와 다르게 휴대인터넷(와이브로)이나 3세대 고속영상이동전화(HSDPA) 등 휴대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이를 활용할 최적의 단말기로 주목받는데다 PMP와 MP3플레이어, 전자사전 등 기존 소형 IT기기 시장까지 흡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황금알' 시장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노트북 리뷰사이트 노트기어 김정민 대표는 "현재 성능과 인터넷 편의성을 고려한다면 노트북 서브제품뿐만 아니라 전자사전이나 PMP 등 소형 IT기기 시장까지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초기 UMPC 시장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며 "다만 가격 추이와 키보드 입력방식, 약간 부족한 듯한 배터리 성능 보완이 앞으로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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