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소 '자포자기' 자민당 정권 막내리나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9.02.2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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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10% 깨질것"…선거포스터에서도 '퇴짜'

일본 아소 다로 총리가 거센 조기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스스로 내각 지지율이 10%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하는 등 자포자기적인 태도를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교도통신은 아소 총리가 20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지율 10%마저 깨질지 모른다"면서 "이미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10% 미만으로 나오지 않았는가"라고 웃으며 말했다.



아소 총리가 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이 더 하락할 것이라는 견해를 스스로 밝힌 것이다. 농담인 듯한 말투였지만 무기력한 모습이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나카가와 쇼이치 전 재무상의 사임과 여당인 자민당 내에서조차 총리의 조기퇴진론이 급부상하는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본인도 자포자기…"이대론 선거필패" 자민당내 반발
일본 의회가 이미 차기 중의원 선거 체제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아소 총리는 자민당에서 기피 대상이 되고 있다. 3월부터 게시될 각 중의원 후보들의 포스터에는 아소 총리의 흔적이 사라지고 있다.

일본의 공직선거법상 현직 의원은 임기가 만료되기 6개월전부터 중의원 선거 공시일까지는 개인 포스터를 게재할 수 없으나, 정당 연설회 홍보 등에 사용하는 2명 이상이 등장하는 포스터는 허용된다.

이 때문에 전통적으로 여당인 자민당 후보들은 총리와 함께 찍은 사진을 포스터에 활용해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해왔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여당 의원들은 아소 총리와의 '투샷'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반면 최근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마스조에 요이치 후생노동상, 오부치 유코 소자화(저출산 문제) 담당상 등과 함께 사진을 찍으려는 후보들이 늘고 있다. '포스트 아소'를 내세워 선거를 치르자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선거대책부위원장은 아소 총리와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할 것을 종용하고 있으나, 당 집행부 일각에서는 수상을 대신할 인물을 내세워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아소 총리의 포스터는 (시민들에 의해)찢어질 것"이라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등장하고 있다.



◇경제불안·실언으로 위기…고이즈미와 '대립'으로 자충수
아소 총리는 높은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지난해 9월 취임했지만 불과 반년도 안돼 퇴임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전후 50년 넘게 이어온 장기집권의 막을 내린 자민당의 마지막 총리라는 불명예를 안게 될 지도 모른다.

사상 최악의 경제위기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는 현 내각 및 자민당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극에 달한 데다, 아소 총리 개인의 적절치 못한 언행도 부정적 여론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 4분기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12.7%를 기록할만큼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지만 리더십의 부재로 경제대책은 제 때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시기에 나카가와 재무상은 지난 14일 G7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술에 취한 듯한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논란을 일으킨 뒤 17일 사임했다. 이 때문에 이요사노 가오루 경제재정상이 금융상과 재무상을 겸직하게 되면서 일본 경제정책을 1인이 총괄하는 비정상적인 내각이 되고 말았다.

아소 총리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와 대립각을 세운 것도 자충수가 됐다. 아소 총리가 고이즈미 전 총리의 우정민영화 정책에 반대했었다고 발언한 것을 계기로 양측의 갈등이 표면화됐다.

국민들의 인기가 높고 자민당 내에서도 영향력이 큰 고이즈미 전 총리는 2조엔의 정액급부금 관련 법안에 반대하겠다고 나서면서 '반란표'를 모으고 있다.



고이즈미의 정계 복귀로 자민당이 붕괴될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면서 사태해결을 위해 아소 총리의 퇴진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한층 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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