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구제 금융기관 'CEO 연봉 50만불 상한'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9.02.04 14:08
글자크기
미국 정부가 구제 지원을 받는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의 연봉 등에 상한을 두는 계획을 이르면 4일(현지시간) 발표한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월가 금융기관 경영진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질타해온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들의 연봉과 보너스를 50만달러 이내로 제한하는 연봉상한제 계획을 추진한다고 전했다.

현금으로 지급되는 연봉과 보너스 외에 CEO들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수단이었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도 회사가 장기적으로 정상화한 뒤에야 실제로 이익이 실현가능하도록 제한을 둘 방침이다.



또한 공적자금을 받은 기업들은 향후 주주들에게 임원들이 받아가는 급여와 보너스, 스톡옵션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구제금융을 받은 월가의 기업들이 200억달러에 달하는 보너스 잔치를 벌였다는 소식을 접하고 "부끄러운 줄 알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앞서 백악관 고위직 관료의 연봉을 동결하는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민주당의 클레어 맥카스킬 상원의원은 구제금융을 받은 기업 CEO의 연봉 상한선을 오바마 대통령의 연봉과 동일한 수준인 40만달러로 동결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연봉과 보너스를 합쳐 50만달러의 상한선은 현재 월가 CEO들이 받고있는 보수와 비교하면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CEO 케네스 루이스는 2007년에 총 2000만달러를 챙겨갔고 그중 연봉과 보너스 합계 금액은 575만달러였다. 씨티그룹의 비크람 팬디트 CEO는 같은 해 310만달러를 받았다.


정부의 공적자금을 받은 제너럴모터스(GM)의 리처드 웨고너 CEO는 스톡옵션을 포함해 1440만달러를 챙겼고 그중 연봉은 160만달러였다.

급여설계 전문 컨설팅그룹 제임스레다앤드어소시에이츠의 제임스 레다 대표는 "별도의 보너스가 없다면 50만달러의 연봉은 절대 많은 금액이 아니다"며 "이들 기업은 능력있는 CEO를 계속 보유하거나 새로 채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로렌스 서머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월가의 금융기관 뿐만 아니라 정부의 공적자금을 지원받는 모든 기업들에게 CEO 연봉 상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머스 NEC 위원장은 구체적인 상한선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CEO에 대한 현금 보상은 연봉과 보너스를 합쳐 제한된 수준에서 정해야 하며, 스톡옵션이나 주식 등은 정부의 공적자금 회수가 끝날 때까지 매각하거나 배당을 받을 수 없게 제한을 둬야 한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