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20여년만의 M&A 또 '연기'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2009.02.02 08:30
글자크기

실사 과정서 MOU와 다른 '돌발변수' 발생.. "재협상 지속"

삼성전기 (135,700원 ▼2,500 -1.81%)가 중국의 인쇄회로기판(PCB) 업체 '유니캡 일렉트로닉스'(Unicap Electronics)의 지분 취득을 또 다시 연기할 전망이다.

실사 진행 과정에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당시 파악한 것과 일부 다른 내용이 나오면서 실사가 지연된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기 고위 관계자는 1일 "실사 결과 미수채권과 재고자산 등을 비롯한 일부 항목이 MOU 체결 당시 파악한 것과 다른 내용이 있었고 이에 가격 재협상을 계속하고 있다"며 "세부적인 항목을 계속 맞춰나가다 보니 실사가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항목별로 세부적인 실사를 진행하다는 과정에서 돌발 변수가 발생함에 따라 재협상을 계속하면서 인수협상이 지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당초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30일 유니캡 지분 95%를 2080만 달러에 취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같은 해 12월 2일 중국정부 환경승인 지연 및 최종 인수금액 산정을 위한 재무 실사 일정의 지연으로 취득 예정일을 올해 1월 31일로 늦춘다고 발표했다.

위안화 강세도 삼성전기의 20여년 만의 M&A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위안화 가치는 원화 대비 약 43% 뛰었고 이것이 인수 비용 압박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위안화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비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실사 결과가 당초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에 삼성전기로서는 가격 재협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분 취득이 지연되고는 있으나 딜 자체가 깨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원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중국 진출이 필연적이고 삼성전자 (62,200원 ▼1,000 -1.58%)는 물론 노키아, 모토로라 등 글로벌 휴대폰 제조사들도 점차 중국 생산 비중을 높이고 있어 현지 대응 체제를 갖추는 것이 납기 단축, 시장점유율(MS) 확대 등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최현재 동양종합금융증권 애널리스트는 "원가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중국으로 나가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모토로라 등의 거래선을 뚫을 수도 있어 중국으로 PCB 산업이 넘어가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