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샤넬, 누구를 위한 혈투?

머니투데이 박동희 MTN 기자 2009.01.3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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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샤넬이 롯데백화점에서 화장품 매장을 철수했습니다. 표면적으론 매장 크기와 위치를 놓고 다툼을 벌이다 이렇게 된 것이데, 양측의 자존심 싸움에 결국 소비자도 피해를 보게 됐습니다. 박동희 기자가 전합니다.

< 리포트 >
롯데백화점 노른자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샤넬 매장을 이젠 찾아볼 수 없습니다.



롯데백화점측은 "판매가 줄어든 샤넬의 매장 크기를 축소하고 위치를 옮기려 했지만 샤넬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결별에 이르렀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샤넬이 있던 공간은 새 주인을 찾기 전까지 임시로 운영됩니다.

[인터뷰] 윤현식 / 롯데백화점 홍보팀 계장
“신규브랜드 입점이나 매장공간 활용 등은 백화점 쪽의 매장MD 개편안이 확정되는 대로 세부계획이 세워질 것 같고요, 나머지 안이 확정될 때까지는 이벤트홀 행사장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샤넬측은 롯데백화점의 매장 조정엔 다른 이유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지난해 부산에 있는 롯데 센텀시티에 패션 부티크를 열지 않기로 했는데, 이 결정 직후 롯데가 매장을 옮길 것을 요청했다"고 샤넬은 밝혔습니다.

결국 신세계 센텀시티점엔 가방과 의류 매장을 마련하면서 롯데백화점엔 매장을 열지 않기로 한 데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겁니다.



[기자]
샤넬이 매출의 큰 부분을 포기하면서까지 폐점한 것이나, 롯데백화점이 명품브랜드의 철수를 내버려둔 것으로 볼 때 양측의 다툼은 자존심 싸움으로 번졌다는 분석입니다.

당장 백화점을 찾은 소비자들은 불편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서유진 / 서울시 회기동
“제가 샤넬만 고집하는 것은 아닌데요, 아무래도 백화점에 오는 것은 이것저것 써보고 비교해 보려고 오는 것이니까 아무래도 불편하긴 한 것 같아요."



경제적 손실까지 마다하지 않는 롯데백화점과 샤넬의 자존심 대결에 그동안 부르짖던 소비자 배려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MTN 박동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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