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바닥 근접"

머니투데이 문성일 기자 2009.02.10 04:06
글자크기

부동산 미녀 3인 전문가의 부동산시장 전망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동안 지속됐던 아파트값 하락세가 멈추고 회복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일부 재건축단지의 경우 이달 들어서만 1억~2억원가량 뛰는 등 가격 상승이 만만치 않다.

한동안 썰렁했던 법원 경매장에는 수백명이 몰려들며 낙찰가가 치솟는 등 수요자들의 불안감과 기대감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다만 일선 현장에선 시각차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본격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국지적이고 일시적 현상으로 아직 조정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즉 일부 급매물 거래 후 호가가 뛰었을 뿐, 손바뀜은 그리 활발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 사이 간격이 줄어들던 매도·매수자간 호가 차이도 점점 벌어지고 있다. 일부의 경우 매도 희망가격에 비해 매수자들의 요구액이 수억원 이상 낮은 곳도 있다.



매도자, 매수자 모두 헷갈리기 좋은 시기다. 부동산업계의 '미녀 3인방'으로 불리는 함영진 부동산써브 부동산연구실장, 김규정 부동산114 부동산컨텐츠팀 부장, 김은경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 등 3명의 여성 전문가들을 통해 현 상황을 점검하고 매수 시기와 주목할 만한 지역 등을 살펴본다.

"강남 재건축 바닥 근접"


◆바닥 찍었나?…"조정 진행 중"

속속 고개를 들고 있는 '바닥론'에 대해 3명의 여성 전문가들 모두 '전체적으로 조정이 진행 중'이라는데 의견이 일치했다. 이들은 다만 지역별로 차이가 있고 특히 서울 강남권 재건축 일부 단지의 경우 바닥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김은경 팀장은 "강남도 전체적으론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호재가 많은 재건축은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 상황이 대세 상승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김 팀장은 "추격 매수세가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이란 점에서 상승 탄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지역별로, 단지별로 차별화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규정 부장도 "전체적으로는 급매물이 나오는 곳이 더 많기 때문에 아직 바닥으로 보긴 어렵다"면서도 "강남권 일부 재건축 정도는 바닥으로 봐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금의 호가 상승 국면은 강남권 투기 해제와 잠실 제2롯데월드 건축 가능성, 서울시의 한강변 재건축 초고층 허용 등으로 인한 현상이어서 이들 예상 호재가 빨리 진행되지 못할 경우 추가 조정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함영진 실장은 "지역별로 편차가 극심할 수밖에 없다"며 "강남권 재건축단지는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바닥을 찍었다고 볼 수 있지만, 나머지 지역은 아직 하락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강남권 재건축도) 단기적 호가 급등으로 인해 수요자들이 섣불리 덤비지 않는 등 전보다 더욱 냉정해진데다, 현재 2만건대의 거래량이 3만건 이상 수준으로 늘어나지 않는다면 가격 회복으로 어렵다"며 거래량이 받쳐주지 않으면 오히려 다시 내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 변수는…"규제 완화 시기가 관건"

가장 큰 시장 변수로 이들 전문가는 모두 미분양 매입 시 양도소득세 한시적 면제 조치와 함께 강남 3구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 민간주택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 '정부의 추가 규제 완화'를 꼽았다. 여기에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비롯한 거시경제가 부동산시장의 회복 여부에 대한 주요 잣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함 실장은 "추가적인 규제 완화는 물론, 이미 단행한 규제 완화 조치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침체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남아 있는 규제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푸느냐는 게 관건"이라며 "추가적인 금리 인하와 같은 조치도 거래 등의 측면에서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부장은 "경기 회복 여부와 규제 완화 등이 가장 큰 변수가 되겠지만, 문제는 현금 보유력이 있는 수요자들이 시장에 참여해야 한다"면서 "당장은 유동성, 즉 현금 가동 능력이 많지 않아 회복 시점이 더딜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매입 시기는…"서둘지 말라"



일단 이들 3명의 전문가는 "서둘지 말 것"을 주문했다. 그만큼 당장 회복 단계로 보기에는 여전히 불안한 요인이 많아서다.

김 부장은 "강남의 7억~8억원 정도의 급매물은 일부 거래됐지만, 아직 고점보다는 싸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며 "다시 급락할 가능성은 낮지만, 전체적으로는 하반기까지 기다려도 결코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 실장은 "지역별로 따지자면 강남권은 지금이 적기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싸게 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나머지 지역은 연내 가격 조정 상황에 따라 가격 메리트를 따져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아직 경제 전반이 불안하다는 점에서 좀 더 기다려도 늦지 않다"며 "시기보다 가격에 초점을 맞춰 선별적으로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관심을 가져볼 만한 지역에 대해선 강남 재건축과 한강변 아파트, 판교신도시 급매물 등을 추천했다. 김 팀장은 "호재가 뚜렷한 한강변 재건축단지와 최근 입주를 시작한 판교신도시 급매물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최근 판교 청약에서도 나타났듯이 입지가 좋은 곳이나 상승여력이 있는 곳을 노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 실장은 "지난해 말보다는 낙찰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호황기에 비해 아직 낮은 수준인 경매가 가장 무난하다"며 "현 시점에선 강남권이나 한강변 재건축 급매물이 가장 좋은 투자처"라고 꼽았다.



김 부장은 "강남 재건축과 한강변 급매물은 기본이고 수도권 입주단지 중 주변 시세보다 싼 매물을 찾아야 한다"며 "잔금처리를 못한 입주물량이나 입지가 좋은 곳에서 나오는 싼 매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