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업계, 미네르바 구속에 '불똥튈라'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2009.01.13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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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 침해 등 포털 산업 악영향 가능성 제기돼

다음 아고라의 인터넷 논객으로 유명세를 떨치던 '미네르바' 박모(30)씨가 구속되면서 인터넷 포털업계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미네르바 효과'로 인해 인터넷 글쓰기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포털 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NHN과 다음 등 주요 포털 업체들은 미네르바 구속에 따른 역풍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털 업체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표현의 자유'의 침해 가능성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터넷에 자유롭게 글을 쓰고 공유하는 문화가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포털 업체 관계자는 "사업자 입장에서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미네르바가 구속되면서 사용자나 사업자 모두가 위축될 수밖에 없게 됐다"며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 좋지 않은 선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오죽하면 사용자들이 해외 업체가 제공하는 서비스로 '사이버 망명'을 하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겠냐"며 "단순히 처벌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포털업체들은 이번 사건이 인터넷의 역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부의 반(反)포털 정서의 '연장선'이 되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9일자 신문에서 이번 사건을 두고 "인터넷 보급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한국에서 인터넷의 정치적 역할에 대한 (정부의)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포털 업체들은 지난해 전국을 강타한 촛불집회 이후 꾸준히 제기돼 온 포털 규제법이 탄력을 받을 수 있고, 덩달아 산업적인 측면에서 포털의 영향력이 줄어들지 않을까 고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네르바 구속뿐만 아니라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포털 규제안에 포털 업체들이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고속 성장을 거듭해 온 국내 포털 산업이 위축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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