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은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가 납부한 이행보증금 3000억원을 몰수하는 등 권리 행사를 내년 1월 30일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사실상 본계약이 한달 연기된 것이다.
그러나 찬찬히 뜯어보면 한화가 요구한 2가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답은 없다. 매매대금 지급시기를 한달간 늦췄을 뿐 한화가 요구한 분납이나 인수가격 인하에 대한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또 한화가 '선실사 후계약'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확실히 선을 그었다. 한대우 기업금융4실 실장은 "MOU에는 실사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본계약을 체결하도록 돼 있고 권리행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산은이 권리 행사를 유보한 데는 한화의 자구노력이 전제돼야 한다는 조건이 달렸다. 결국 한달간 한화가 대우조선을 인수하는 데 진정성이 있는지 여부를 타진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정 본부장은 "MOU 체결 이후 산은은 한화그룹의 자체자금 조달을 위한 자구 노력을 보여주길 강조했지만 괄목할 만큼 나타났는지 보는 시각은 다르다"며 그간 한화의 인수의지에 의문을 표했다.
산은은 가격·조건이 수용가능할 경우 한화그룹의 보유자산을 매입할 수 있다는 강수도 뒀다. 금융위기 때문에 자금조달이 어렵다고 한 한화가 진짜 대우조선 인수를 원하는지 판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산은은 향후 한화와 지속적인 실무협의를 갖고 본계약 체결 일자 및 실사개시 여부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