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후폭풍…연말 국회 파행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08.12.1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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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법안처리 강행" 속도전…민주당 "회기 전면 보이콧"

국회가 또 멈췄다. 민주당이 새해 예산안 강행 처리에 반발, 국회 상임위원회의 모든 의사일정을 거부하겠다고 나서면서 파행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민주당이 예산안 강행 처리에 대한 김형오 국회의장과 한나라당의 사과, 이한구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상임위 활동을 거부하겠다는 데 대해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참여하지 않아도 쟁점 법안들을 이번 주 안에 처리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 국회 상임위 '올 스톱' = 16일 오전 예정됐던 교육과학기술위원회와 정무위 법률안심사소위, 국토해양위 청원심사소위, 국가균형발전 및 행정중심복합도시대책특별위는 민주당의 불참으로 파행됐다.

오후에 행정안전위원회의 재외국민 선거권 부여 공청회가 예정돼 있지만 개의 여부는 불투명하다.



당초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국회 쌀 직불금 청문회도 증인 채택 문제로 여야가 맞서면서 결국 무산됐다.

전날에도 농림수산식품위원회 등 3개 상임위가 민주당의 불참 속에 의사봉조차 두드리지 못한 채 파행됐다.

◇ 여, 속도전 돌파 압박 = 한나라당은 연일 '스피드'를 강조하며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법안 심사를 위해 야당과 대화하겠지만 시간이 없다"며 "야당이 물리적 저지를 하면 질서유지권을 발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오늘부터 전 상임위에서 법안을 상정하고 심사하라"며 "특히 이번 주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보완 대책이 발표되는 대로 외교통상위원회는 비준 동의안을 상정하라"고 지시했다.



한나라당은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시작으로 연말 분위기로 완전히 넘어가기 직전인 오는 23일을 법안 처리 1차 시한으로 잡고 소속 의원들에게 해외 활동 자제령을 발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 야, 실력저지 불사 = 민주당은 여당이 상임위 개최를 강행할 땐 실력저지도 불사하겠다는 초강경 입장이다.

예산안 처리 때와 달리 정부 여당의 이른바 MB(이명박 대통령)개혁법안 밀어붙이기에 호락호락 당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임시국회 남은 회기 동안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국회에서 싸워줄 것을 부탁한다"며 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 방침을 재확인했다.

정세균 대표도 "지금은 말보다는 실천이 필요한 때"라며 "각 상임위에서는 원내 지도부의 요청 사항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실천해 달라"고 독려했다.

민주당은 상임위 활동 거부와 함께 4대 강 정비 사업 등 '문제 예산' 집행에 대해서도 사회단체와 연대한 반대운동을 펴며 대여 강경 대응의 수위를 높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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