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사업분할…신설법인 고전?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8.12.0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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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분할로 당장 힘들겠지만 전문화 긍정적

"이질적인 사업 분야를 독립시킴으로써 각자 전문화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분리된 각 회사의 실적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된다. 특히 경기 불황에 분할되는 신설법인이 당분간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

LG화학 (318,000원 ▲1,500 +0.47%)의 산업재 부문 사업분할이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다. 단기적으로는 우려되는 대목이 없지 않지만 경영진이 능력을 발휘한다면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조치라는 얘기다.



LG화학은 2일 건축 장식재를 생산하는 산업재 사업부문을 분리해 신설법인인 LG생활소재(가칭)를 분할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존속하는 LG화학은 석유화학, 정보전자 소재, 전지 사업을 영위하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분할에 대해 시기의 문제였을 뿐 이미 예견됐던 조치라는 반응이다. 신설법인의 산업재 분야는 창호재, 바닥재, 자동차 내장재 등을 생산하는 사업으로 B2C 성격이 강해 LG화학의 전통적인 사업 부분과는 문화가 달랐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분할이 검토돼 왔다는 것.



이 때문에 사업 분할이 각각의 사업을 전문화시키는데 있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증권가에서는 분석했다. 임지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산업재 분야는 갈수록 디자인과 마케팅 중심의 사업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LG화학이라는 전통적인 제조업 문화와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 연구원은 또 "산업재 사업은 정보전자 소재 중심의 첨단소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내놓고 있는 LG화학내에서 자원 배분에서도 한계가 있었다"며 "사업을 확장하고 성장시키는데는 독립회사가 더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김재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각자 집중해야 되는 사업을 분할해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분할비율은 적절하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현재 산업재 사업이 LG화학 전체 매출액의 10~15% 정도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약 9대1(LG화학 0.8808105 : 신설법인 0.1191895)의 평가는 합리적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번 사업분할이 주주들에게 우려되는 대목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분할되는 산업재는 건설과 자동차산업 경기와 연결될 수밖에 없는데 지금 같은 시기에 분할됨으로써 독립 후 고전이 예상된다는 것.



또 산업재는 상대적으로 실적의 변동폭이 크지 않은 분야여서 정보소자, 석유화학 등이 남는 LG화학의 이익 변동성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주주들에게는 부정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반면 LG화학의 수익성은 좀 더 좋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김지환 교보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았던 산업재 분야가 떨어져 나가면서 LG화학의 수익성은 더 좋아질 수 있다"며 "또 신설법인이 고객회사가 되면서 내부매출이 외부매출로 바뀌면서 LG화학의 매출 등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밖에 사업구조가 단순화 되면서 투자자들이 회사를 판단하기 쉬워진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증권가에서는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사업분할을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이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주주가치 증대에 도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LG화학 주가는 이날 2% 정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정도는 이날 전반적인 증시 하락에 따른 것으로 분할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날 화학업종은 2.5% 하락하고 있어 LG화학의 낙폭은 업종내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LG화학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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