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정평가의 피치 반박, 업계 반응은

더벨 김은정 기자 2008.11.2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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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절한 시기"…"토종 신평사의 역할"

이 기사는 11월26일(16:4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신정평가가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의 국가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신용평가업계가 시끄럽다. 뒷북인데다 근거도 불명확하다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토종 평가사의 역할을 했다"는 칭찬도 적지 않다.



우선 왜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신정평가가 국제신용평가에 딴지를 걸고 나선 것인지 그 의도와 배경을 궁금해 하는 이가 많다. 피치의 한국에 대한 등급전망 조정이 국내에서 상당한 비난의 대상이 됐지만, 국내 신평사들이 그간 국제신평사에게 왈가왈부한 사례는 거의 없다. 신용평가업계에서 경쟁자의 평가결과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남욱 한신정평가 상무는 “신용평가는 트렌드를 의미한다”며 “피치의 평가대로 우리나라 경제가 하향 트렌드가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신용평가 영역에서도 과도한 해외 의존도를 버리고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국내 신평사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한신정평가는 26일 간담회에서 “민간 부문의 위험 대응력이 향상되고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 노력을 감안했을 때 국내 금융시장 위기는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고 밝혔다.

피치가 한국 경제의 중기적인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꼽은 경기의 급격한 하강과 은행시스템 건전성 문제들이 과장됐다는 설명이다.

또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락, 환율상승 등으로 내년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개선될 것"이라며 "2008년 9월말 현재 국내 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이 10.79%로 비교적 양호해 한국의 대외채무가 막대한 규모로 급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업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간담회 한 참석자는 “피치의 한국 신용등급 전망 조정이 이뤄진 시점과 한신정평가의 입장 발표 간 시차가 너무 커 시의성을 잃었다”며 “구체적인 데이터가 아닌 추정치를 갖고 반박을 펴기에는 무리”라고 꼬집었다.



증권사 한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국가 신용등급을 평가하지 않는 한신정평가가 반박 견해를 밝히는 데는 무리가 있다”며 “피치의 한국 경제에 대한 경고는 순기능과 역기능을 동시에 갖고 있지만 신평사마다 평가 근거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토종 신용평가사로서 역할에 충실 하려는 의도로 이해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내 다른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피치가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조정하면서 국내은행들의 재무건전성 등급전망도 변경했기 때문에 충분히 입장을 밝힐 수 있다”며 “신용평가라는 것 자체가 절대 정답이 없기 때문에 정보 수용자들의 의사 결정에 참고 자료가 늘어난 셈”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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