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비하던 미국인들 '구두쇠' 됐다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8.11.18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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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 이후 사상 최악의 경제위기앞에 미국인들의 소비 패턴도 변화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USA투데이는 침체(recession)를 피할 수 없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미국인들의 소비행태를 정의하는 단어가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낭비벽이 있는'(spend-thrift) 사람으로 묘사됐던 미국 소비자들은 이제 '근검절약하는'(frugal) 사람들로 인식이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



수년간 별다른 제약없이 "외상"(charge it)이란 단어를 사용하며 펑펑 돈을 써댔던 미국인들은 이제 "아껴쓰고 저축하라"(scrimp and save)는 말을 더 자주 사용하고 있다.

USA투데이와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5%는 주가하락과 경기침체의 여파로 가계소비를 줄였다고 답했다. 외식비(81%)와 여행(63%), 영화관람 등 여가활동(72%)에 쓰는 비용을 가장 많이 줄였다. 잔디를 깎거나 청소를 하는 등의 가사노동 인건비를 줄인 응답자도 37%에 달했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한 미국인들은 더 많은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집안 서랍과 창고를 뒤져 물품을 처분하고 있다.

서랍을 뒤져 오래된 보석 등 패물을 꺼내 처분하는가 하면 집안 곳곳에서 팔만한 물건들을 찾아 온라인 경매사이트 이베이(eBay)에 매물로 등록하기도 한다. 예전보다 더 많은 소비자들이 슈퍼마켓의 쿠폰이나 연휴세일을 이용하는 알뜰함을 보이고 있다.

세인트루이스의 주부 니콜 블랙은 20년간 착용했던 금목걸이를 내다 팔고 남편이 기름값을 절약하기 위해 최근 카풀을 시작했다면서 "신용카드 빚을 갚기 위해 잔돈 하나까지 모두 저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자들조차 '근검절약'의 습관을 들이고 있다. 미국인들의 보유자산중 비중이 큰 주식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과거보다 소비에 있어서 위축되고 있다.

WSL의 조사에서는 10만달러 이상 고소득자들이 외식비와 가구구입비, 심지어 커피와 같은 기호품 구입비조차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10월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2.8% 감소해 사상 최악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USA투데이는 불황기를 맞은 소비자들의 변화 양상으로 △안쓰는 물건을 내다팔고 △집에서 식사하고 △식료품 소비를 줄이며 △소비보다 저축을 늘리고 △부업을 시작하고 △사치품 소비를 줄이고 △영화관 대신 집에서 DVD를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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