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밸리효과는 기우, 내년 하반기 성장회복"

머니위크 황숙혜 기자 2008.11.19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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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00선 아래로 속락하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최근 2000선 회복을 타진,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 정부가 대규모 재정지출 계획에 이어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으로 경기와 주식시장의 회복 모멘텀을 마련할 것인지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이후 투자가 급격히 위축되는 이른바 '밸리효과'로 인해 경제성장과 주식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는 일단 빗나간 모습이다.



중국 정부가 대규모 재정지출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금리인하 기조도 지속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서 비롯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되면 투자자금이 몰려 들 기회의 땅 중 대표적인 곳이 여전히 중국이라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지난 17일 2000선을 회복한 상하이종합지수는 하루 만에 속락했지만 1000선을 위협 받는 코스피시장과 달리 강한 하방 경직성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0~14일 사이 개인 증권계좌 개설이 전주 대비 55% 급증,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개인의 매수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중국 경제성장과 주식시장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이들은 주요 수출시장인 선진국 경제의 침체를 근거로 든다. 중국의 경제성장에서 대외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37%에 달하며 이를 감안할 때 미국과 유럽, 일본의 경기 침체는 중국 성장의 발목을 잡기에 충분하다는 논리다.

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 기업 부도 위험 증가와 고용 불안, 내수 둔화 등이 맞물려 성장률을 끌어내리고 증시에도 찬물을 끼얹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중국이 전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도 잠재성장률에 해당하는 성장 모멘텀을 지속할 것이라는 주장이 연이어 제기됐다. 중국 정부의 재정지출과 통화정책완화 등 적극적인 부양책에 힘입어 글로벌 경제위기의 한파를 막아내는 한편 아시아 지역의 성장 버팀목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유신익 LIG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고정환율제를 채택하고 있어 재정지출에 따른 내수 부양 효과가 다른 국가에 비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이달 초 4조 위안 규모의 재정지출 계획을 발표했고 앞서 9월부터 예대금리와 지준율을 연이어 인하했다. 또 기업이 투자에 사용한 금액에 대해 혜택을 주는 소비형 증치세를 도입하고 부가가치세 감면 등 내수 부양책을 내놓았다.



유신익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경기 부양 정책이 내년 하반기 이후 가시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국내 수출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은행권이 보유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파생상품 비중이 낮기 때문에 미국의 신용경색으로부터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낮은 점도 중국 경제의 앞날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재홍 신영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지출이 상당 부분 쓰촨성 지진 피해복구에 쓰일 가능성이 높지만 연간 GDP의 2.7%에 해당하는 금액이 재정 지출로 풀려 나가는 데다 소비와 투자에 미치는 간접적인 효과까지 감안하면 그 효과를 축소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재정 지출이 도시 인프라 확충을 포함한 사회간접자본 건설에 집중될 예정이며 관련 부문의 고용을 늘리고 소비 둔화를 방어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전반적인 경제성장률은 전 세계 경기와 맞물릴 수밖에 없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금융위기와 소비 위축에서 중국 역시 자유로울 수 없지만 경기 부양책과 신용위기에서 한 걸음 떨어진 은행 시스템이 버팀목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투자자문사의 고위 관계자는 "서부텍사스산중질유가 배럴당 50달러 선까지 떨어지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지며 이 때 중국은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펼 것으로 보인다"며 "선진국의 경제 침체로 인한 파장을 중국이 상쇄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8~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본격적인 경제 회복은 하반기 이후에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밖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되고 유동성 흐름이 정상화될 때 투자자금이 결국 성장 동력을 지닌 중국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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