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하는 미국인' 급증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8.11.1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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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파산신청 10만건 돌파… 지난해보다 34% 늘어

미국의 경기침체가 깊어지면서 개인들의 파산 신청도 급증하고 있다. 기업들의 잇따른 감원으로 실업률이 증가하고 소비자들이 파산 위기에 노출되면서 경제는 더 깊은 침체로 빠져드는 악순한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파산전문 조사업체인 AACER의 자료를 인용해 10월 개인 파산신청 건수가 전월 대비 8% 증가한 10만8595건을 기록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서는 34%나 급증했다.



미국의 개인 파산신청이 10만건을 넘은 것은 2005년 개인파산법인 신청자격을 강화하도록 개정된 이후 처음이며, 10월 한달 동안 하루 평균 4936명이 파산을 신청했음을 뜻한다.

지난해 1~10월동안 개인파산이 가장 높았던 시점에 1000명당 2.7명이 파산을 신청했지만, 올 들어서는 1000명당 3.6명으로 약 3분의 1 가량 늘었다. 주별로는 테네시가 7.1명, 네바다 7.1명, 조지아 6.3명, 앨러배머 6.2명, 인디애나 6.1명 등 순으로 개인파산이 많았다.



주택가격 하락, 수입감소, 신용도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업률 급증과 이혼, 의료비 부담에 시달려온 개인 대출자들이 잇따라 파산을 신청하면서 미국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일리노이대 법대 로버트 롤리스 교수는 은행들이 신용평가 기준을 강화한 것이 10월 파산신청이 급증한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은행들이 대출회수에 나서고 신규대출이나 리파이낸싱은 더욱 어려워지면서 별 수 없이 파산으로 몰린 대출자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는 "소비자 신용이 위축되면서 경기가 급강하하는 현상은 개인파산의 장기간 상승의 서막에 불과하다"며 "2005년 개인파산법이 강화되기 이전 수준까지 높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법개정 직전인 2005년 10월에는 기준 강화에 앞서 신청자가 몰리면서 한달새 60만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의 개인파산 신청은 지난 2년간 꾸준히 증가해왔으며, 2007년 개인 파산신청자들의 평균 부채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 10만1965달러, 기타 담보대출 4만5957달러, 무담보대출 3만3882달러 등으로 나타났다.

파산신청자들의 평균 모기지 부채가 10만달러를 넘은 것은 1981년 이후 사상 처음이며, 그만큼 금융기관들이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과거보다 더 많은 대출을 해준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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