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李대통령,G20 본회의 기조 발언문

워싱턴=송기용 기자 2008.11.1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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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 G20 금융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신흥국에 대한 통화스왑 확대와 무역 및 투자 규제 동결, 재정지출 확대 등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MB 구상(Initiative)'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각국 정상들이 참석한 G20 본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보호무역주의 확산 반대 △실물경제 회복을 위한 국제공조 △신흥국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 △국제금융체제 개선 등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4대 MB 구상을 발표하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7대 과제를 제안했다.



다음은 이명박 대통령의 기조발언 전문이다.

오늘 이러한 중요한 모임을 주최해 주신 존경하는 부시 대통령께 감사드립니다.



여기 모인 정상들이 어제 저녁부터 말씀하신 바 처럼 우리 현재 겪고 있는 심각한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가 1930년대의 대공황 이래 처음 맞이하는 위기라는 데 대해 견해를 함께 했습니다.

그간의 논의를 통해 위기 원인을 알게 되었고, 거기에 대한, 이제는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때에 긴밀한 국제공조는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오늘 선진국과 신흥경제국이 처음으로 함께 참여하는 G-20 정상회의는 매우 시의적절하고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번 회의에 전 세계인의 시선이 집중되어 있고, 또 그 회의 결과에 따라서 지구촌 전체에 희망을 줄 수도 있고 실망을 안겨줄 수도 있는 중요한 회의가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오늘 회의에서 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제금융체제 개편 문제가 마땅히 다루어져야 합니다만, 짧은 회의이기 때문에 국제금융시장 안정과 실물경제 피해 최소화라는 당면과제를 최우선적으로 논의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사안의 중대함과 전 세계인의 관심을 감안할 때, 이번 회의에서는 보다 내실있는 논의를 통하여 실천가능한 합의를 도출해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개별국가 차원에서 유동성 공급이 충분히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까지 취한 유동성 공급 조치의 철저한 집행과 함께, 필요하다면, 선제적인 추가조치가 이루어지도록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1997-98년 외환위기를 겪은 대한민국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필요한 조치들은 매우 선제적(preemptive)이고, 과감(decisive)하며, 충분(sufficient)할 때 그 효력이 최대화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현재의 금융위기를 빠른 시일 내에 극복하기 위해서는 외화유동성 공급이 확대해야 합니다.



특히 외화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흥경제국에 대한 지원이 더욱 확대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다음 두가지 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먼저, 미국이 한국을 포함한 몇몇 신흥경제국에 통화스왑을 통해서 외화유동성을 공급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했습니다. 미국에 이어 주요 경제국가들도 통화스왑을 통해서 신흥경제국에 대한 외화유동성 공급 확대에 참여할 것을 제안합니다.



두 번째는 이제까지 IMF 는 솔직히 말씀드려서 과거 신흥국과 개도국에서 썩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모처럼 IMF가 SLF(Short-term Liquidity Facility)와 같은 제도를 만들어 외화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고자 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조치였습니다.

앞으로 신흥경제국 뿐만 아니라, 이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다른 많은 나라들에게까지 혜택이 갈 수 있도록 하려면 IMF 재원확충이 필수적일 것입니다. 그래서 IMF 재원확충 방안을 마련할 것을 제안드리면서, 아울러서, 한국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한정된 재원으로 보다 큰 지원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IMF에 보증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아침 잠시 IMF 총재와도 이야기를 나눈 바가 있습니다.



금융불안이 실물경제 침체로 연결되어 많은 국가가 동시에 경기침체에 빠지게 되면 세계경기침체가 심화되고, 또 장기화될 염려가 있습니다. 또한 경기침체가 다시 금융불안을 가중시키는 악순환도 우려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차원에서 최근 주요국들이 금리인하, 유동성 공급 등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를 공조해서 실시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더불어 G-20 국가들이 긴밀히 공조해서 재정지출을 늘리는 등 “경기대응적(counter-cyclical)기능”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중국과 일본이 재정지출을 대폭 늘려 경기활성화 조치를 취한 것은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이제 EU집행위원장께서도 말씀하신 바 있듯이, EU 국가들도 그런 조치를 취하겠다고 한 것은 매우 기대가 됩니다.

한국도 GDP의 3.7%에 해당하는 재정 지출과 감세방안을 마련한 바 있습니다.

물론 국가에 따라서는 건전재정지출을 해친다는 견해가 있을 수도 있지만, 앞서 정상들께서 지적한 바와 같이 국제공조를 통해 재정지출을 늘릴 때 성과를 배가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상기해야 합니다.



재정지출은 일자리를 만들고,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데 우선적으로 쓰일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최근 어려운 경제여건을 기화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보호무역주의는 또 다른 보호무역주의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고, 그 결과 세계경제는 더욱 침체에서 헤어나기 힘들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경제적으로 취약한 신흥경제국들이 보호무역주의에 더 큰 피해를 받게 된다는 사실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참석한 회원국들이 “무역과 투자와 관련된 새로운 장벽을 더 만들지 않는 Stand-Still 선언”에 동참할 것을 제안합니다.

아울러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WTO DDA 협상이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정상들께서 앞장 설 것도 제안합니다.



현재 국제금융체제 개선과 관련된 주요 이슈로는 다 알다시피, 우선 금융시장의 투명성과 금융기관의 책임성 증진, 그리고 금융기관 감독에 대한 국제규범(codes and standards)개발과 국제협력, 세번째는 신용평가기관의 규제 문제 네번째는 국제회계기준 개선, 다음으로 IMF, FSF, BIS 등 국제금융안정 관련 기구의 기능 재정립 내지 강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와 아울러서 개별 국가 차원의 금융감독기구 개편에 관한 논의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1997-98 외환위기 당시에 금융 감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은행과 증권, 보험을 포괄하는 통합 감독 기구를 설치한 바 있습니다. 금융 감독 효율화 방안으로 한 번 검토해 볼 것을 이 자리에 제안해 드립니다.



또한 금번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사항들을 실질적으로 진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G20를 중심으로 한 적절한 이행체제가 만들어져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브라질, 사우디 많은 국가들이 지적을 했습니다만, 이러한 합의사항 이행과정에서 선진국과 신흥시장국이 함께 반드시 참여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위기 때 만들어진 제도는 대부분 한 쪽에 너무 치우치는 경향이 있어왔습니다. 이번의 대응조치는 “시장 기능을 제약”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시장기능을 정상화”하는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끝으로 이 회의가 끝나고 모든 정상들이 돌아가시게 되면 시장에 보다 더 큰 신뢰와 희망을 주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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